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1년 안에 무용지물이 될 것이란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해서 출몰하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옥스팜과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단체들의 연합체 '피플스백신'이 최근 28개국 과학자 7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약 3분의 2가 이같이 답했다. 응답자 3분의 1은 현재까지 나온 백신이 9개월 안에 효력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존스홉킨스대, 예일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등 저명 기관에 속한 이번 조사 응답자들은 국가 간 백신 '빈부격차'가 큰 현 상황에선 변이 발생 위험도 높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최소 1차 접종을 마친 국민의 비율이 25%가 넘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태국 등에선 1%보다 낮다. 일부 국가는 한 사람도 백신을 맞지 못했다.
조사 응답자 88%는 많은 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이처럼 계속 낮을 경우 '내성'있는 변이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선진국에서 백신을 아무리 적극적으로 접종해도 다른 나라의 접종률이 낮다면 언제든 변이가 출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레그 곤살베스 예일대 역학 부교수는 "매일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는데, 이전 유형보다 더 효율적으로 전파되고 원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변이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균등하게) 접종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더 많은 변이가 출몰할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고, 현재 백신은 통하지 않는 변이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런 변이에 대응하려면 기존 백신을 보강하는 이른바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스 로슨 피플스백신 의장은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가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저소득국가의 인구 27%까지 백신을 맞히겠다고 목표하는데, 이는 충분치 않다"면서 "백신 접종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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