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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병역판정검사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

정석환 병무청장

정석환 병무청장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하려면 과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우리가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의 변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 어제의 시간에서 각광받던 아이템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양산업이 되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평가받던 것도 시간의 재평가를 거쳐 긍정적 시선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과거 일반적인 통념 속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었던 문신이 ‘K-타투’로 새롭게 각광받게 된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일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젊은 층을 비롯한 일반 대중에게까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어 ‘타투 300만 시대’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이런 사회현상의 변화는 비단 ‘문신’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들어 학력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인생을 설계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병역이행의 측면에서도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병역처분 기준들을 재검토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병무청은 그동안 현역병으로 입영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중의 하나였던 문신과 학력 기준을 개선하였다. 종전까지 문신은 위화감 조성 등의 우려로 온몸에 문신이 있는 경우 보충역으로 처분하였으나, 고의로 병역면탈을 시도하는 등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2012년 특별사법경찰제도가 도입된 이후 작년까지 총 470여 건의 병역면탈을 적발하였는데, 그중 문신 사유는 93건으로 19.8%나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문신 사유로 보충역 처분을 받는 경우가 전면 폐지됨에 따라 병역이행의 공정성이 한층 더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병무청 창설 이래로 신체등급과 함께 병역처분의 한 축이었던 학력기준도 폐지하였다. 그동안 병역처분은 학력과 신체등급에 의해 결정되었고,학력 기준에 따라 보충역 처분하였다. 하지만 올해 변경된 기준에 따르면, 학력 사유 때문에 현역복무를 할 수 없었던 학력차별 논란이 해소되고, 일찍부터 사회에 진출하여 연마한 기술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기술병으로 입대하는 등 군 생활의 경험이 인생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이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의 변화에 미리 대비하고 시대의 흐름에 적기에 대응하라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에만 따라가서는 안 되고, 시대를 한 발자국 앞서서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병무청은 창설 이후 지금까지 50년 동안 시대변화에 맞춰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병역판정검사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지난 50년과는 달리 앞으로의 50년은 병역자원의 감소, 4차산업혁명 기술로 인한 급속한 사회 변화 등 엄청난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 있다. 우리 병무청 직원 모두는 병무청 창설 100주년에도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받는 공정한 병역판정검사 구현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의 물결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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