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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초구만 1만건 오류”…들끓는 ‘공시가 불복’

"12가구 중 1가구가 잘못 산정"

세종·제주 등 전국서 "낮춰달라"

개인·단지별 이의신청도 봇물

조은희·원희룡 5일 기자회견

여당 세종시 시장도 하향조정

서울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역대급’으로 폭등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이 오는 5일 종료되는 가운데 예상대로 전국 각지에서 가격을 낮춰달라는 민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서울 서초구는 자체 검증 결과 1만여 건에 문제가 있다며 정부에 수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별개로 개인은 물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명의의 집단 이의신청도 쏟아지는 등 조세 조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2일 서초구 관계자는 “공시가격검증단을 구성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는데 1만여 건 정도의 문제가 있었다”면서 “정부에 재검토 이후 조정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전체 공동주택이 12만 5,294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약 12가구 중 1가구의 공시가격 산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서초구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22.56%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13.53% 오른다.



이와 관련해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공동으로 5일 주택 공시가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와 제주도는 지난달 정부에 주택 공시가격 동결을 건의하고 합동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제주도는 공시가격검증센터를 통해 제주도뿐 아니라 강원도 등 전국의 공시가격 오류를 공개할 방침이다.

여당 출신 지자체장도 폭등한 공시가격을 낮춰달라고 공식 요구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공개 브리핑에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국토교통부 등에 공시가격 하향 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다수 아파트 단지에서 집단으로 이의신청을 준비하는 등 시민들이 보유세 급증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올해 70.68%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공시가격검증센터장인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이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주택 공시가격 업무를 부실하게 수행하면서 오류가 속출하고 있다”며 “납세자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공시가격 산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이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마다 붙은 ‘조세저항 연명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열람 기간에 제출된 의견은 총 3만 7,410건이다. 지난 2019년(2만 8,735건)에 비해 30.2% 증가한 것으로, 이 가운데 집단 민원 제출 건수는 1만 5,438건에서 2만 5,327건으로 64.0%나 늘었다. 올해는 역대 최다인 2007년의 5만 6,355건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입주민들은 공시가격 인상 반대로 의견을 모았고, 역삼동 역삼2차아이파크도 집단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과 상일동 고덕아르테온 등 인근 5개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도 공시가 부당 인상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강북 지역 역시 성북구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서대문구 홍제센트럴아이파크아파트 등 다수의 단지가 집단 이의신청에 나선 상태다. 웬만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정부에 공시가격 재조정을 요청하는 연명부가 붙었다.

이의신청이 역대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의신청 가운데 수용한 비율은 고작 2.4%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5일까지 이의신청을 마감하고 내용을 살펴본 뒤 29일 공시가격을 결정·공시한다. 이후 추가 이의신청을 받지만 29일 가격이 결정·공시되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정부의 수용률을 고려해볼 때 이번에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19년 기준 가구 평균 소득은 1.7% 증가에 그쳤는데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으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셈”이라면서 “조세 반발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공시가격 현실화가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정부는 세율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세금을 통해 주택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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