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모바일사업을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사업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2개월 만이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 사업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어 MC사업본부가 맡은 모바일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이어 MC사업본부의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한다고 영업정지를 공시했다.
LG전자는 영업정지 사유에 대해 “사업 경쟁 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부진”이라며 “내부 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 사업으로의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 20일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LG전자는 사업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자동차그룹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으나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LG전자의 결정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성장사업에 주력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됐다. 적자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손익과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자동차 전장과 배터리 등 미래 성장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1995년 LG정보통신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한 뒤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으나,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누적 적자 규모는 5조원에 달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물량이 급감한 데다 LG벨벳, 윙 등 지난해 LG전자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제품 라인업 개편 결과가 기대에 못미치자 이 같은 판단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LG는 자동차 전장,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 육성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는 글로벌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LG화학의 핵심 부문인 배터리 분야를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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