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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감추려…간판 바꾼 상장사 10년만에 최다

[코스닥社 상호변경 올들어 43곳]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나 급증

코로나發 사업부실에 '이미지 제고'

블록체인 등 주목받는 사업 추가도

"가시적 성과 없을 땐 투자 주의를"





올 들어 회사 이름을 바꾼 코스닥 상장사들이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업 기반이 부실해지거나 논란이 있었던 기업들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상호 변경한 경우가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상호 변경을 공시한 기업은 총 43개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7개사)보다 60% 급증했고 지난 2010년(46개사) 이래로 가장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상호를 바꾼 코스닥 상장사는 2019년 26개사, 2018년 23개사, 2017년 41개사, 2016년 32개사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속에 재정 악화로 관리종목 등의 조치를 당하면서 부실기업으로 낙인찍힌 상장사들이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상호 변경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상호를 개명한 43곳의 기업 중 절반 이상(28곳)이 변경 사유로 ‘기업 이미지 제고’를 들었으며 그중 9곳이 관리종목, 6곳이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돼 있었다. 지금은 지정 해제됐지만 지난해 불성실공시법인·투자경고 등의 조치를 받은 적이 있는 기업도 다수였다. 관리종목은 상장폐지 위험이 있는 종목을 의미하는데, 영업손실 4사업연도 지속, 자본잠식 50% 이상, 감사 의견 비적정 등의 이유로 지정된다. 투자주의환기종목도 기업의 영업·재무·경영 상태와 관련해 문제가 있을 경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에이치디(옛 해덕파워웨이)의 경우 1월 ‘기업 이미지 제고’를 이유로 상호 변경을 단행했지만 이달 6일 상장폐지가 공시됐다. 에이치디는 해덕파워웨이 시절 2017년부터 연달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관리종목과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동시에 지정됐다. 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옵티머스 펀드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기업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이오·친환경·블록체인 등 지난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사업을 정관에 추가해 상호를 변경한 기업들도 있었다. 포스링크는 지난해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포스링크는 정관에 신재생에너지 제조 시설의 설계 시공 및 운영 사업, 환경관리·환경설비업 등을 포함한 27개의 사업 목적을 추가하며 상호명을 씨앤트85로 바꿨다. 포스링크가 상호명을 변경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적 관심을 모았던 신재생에너지·바이오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부실기업들이 많았다”며 “이들이 진짜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이미지를 제고하거나 주가를 높이기 위해 사업 내용을 부풀린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상호를 변경한 기업들 중에는 사업 목적은 그대로 두고 기업명만 바꾸거나 부동산 매매업 및 임대업, 카페 운영업 등 주요 사업과 거리가 먼 부문을 추가하며 상호를 변경한 곳도 있었다.

이에 사업 구조적인 혁신이나 변화 없이 간판만 바꿔 단 기업들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상호를 변경한 기업의 경우 경영·재정 상황에 대해 알아보고 단순히 상호만 변경한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사업 확장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거나 미래 성장성 면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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