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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필립공 별세] 버킹엄궁 앞 애도 행렬…세계 각국서 추모 물결

영국 선거운동 일시 중단, 존슨 총리 펍 방문 취소…스포츠계도 묵념

코로나19 규정 어길까 헌화 등 제한하고 온라인 추모 사이트 개설

호주·인도·EU·미국·캐나다·러시아 등 각국 지도자들 추모 메시지

엘리자베스 2세(왼쪽)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9일(현지시간)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버킹엄궁이 발표했다. 필립공은 최근 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했다. 사진은 2003년 6월 14일 군대 열병식 때 필립공(오른쪽)이 엘리자베스 여왕(왼쪽)과 함께 런던 버킹엄궁의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드는 모습.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99)이 영면에 들었다는 소식에 영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필립공이 9일(현지시간) 오전 사망한 소식이 정오께 알려지자 BBC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국가를 틀었다. ITV도 오후 방송 일정을 모두 변경했다.

영국 정부는 필립공 장례식 다음날까지 조기를 게양키로 했고 정치권은 당분간 선거운동을 중단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필립공을 기리며 이날 오후 6시부터 60초마다 99차례 종을 울렸다. 런던 중심가 피카딜리 서커스의 대형 전광판에는 필립공의 사진이 24시간 내걸었다.

영국 런던 중심가 피카딜리 서커스의 대형 전광판 내걸린 필립공의 사진. /EPA연합뉴스


버킹엄궁 앞 긴 애도 행렬


소식이 전해지자 버킹엄궁 밖에는 공식 발표문을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지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국 왕실은 전통에 따라 버킹엄궁 문에 발표문을 붙여놨다.

버킹엄궁에는 조기가 내걸렸고 사람들은 버킹엄궁과 윈저성 등으로 찾아가 헌화하며 슬픔을 표했다. 추모객은 부모 손을 잡고 온 꼬마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 다양했다. 런던에서 온 22세 에밀리 리그는 연대감을 느끼고 싶어서 왔다며 “코로나19로 모두 외로운 순간에 함께 애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버킹엄궁 앞에 한 어린이가 필립공을 추모하는 꽃다발을 놓고 있다. /EPA연합뉴스


인파가 몰리자 왕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을까봐 발표문을 떼어내고 꽃을 두지 말라고 안내했다. 정부도 코로나19 규정을 어기지 말라고 공식 권고했고 말을 탄 경찰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모이지 않도록 지켰다. 왕실은 대신 온라인 추모 페이지를 만들었다.

조제 모리뉴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감독은 기자회견 중간에 애도 시간을 가졌고, 스포츠 클럽들은 필립공 사진을 걸고 2분간 묵념했다.



영국 정치권은 여야 구분 없이 모두 한 목소리로 필립공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여왕의 곁을 지킨 필립공을 치하하면서 “비범한 삶을 살았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총리실에서 일하던 중 소식을 들었으며 다음주 봉쇄 완화에 맞춰서 월요일에 펍에 가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영국은 비범한 공복을 잃었다”며 “그는 2차 대전 때는 영국 해군으로서, 이후엔 에딘버러 공작으로서 나라에 인생을 헌신했다”고 말했다. 제레미 코빈 전 노동당 대표도 트위터에서 “필립공의 가족과 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와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왕 앞에서 무릎 꿇기를 거부하는 등 당대표 시절 왕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 받던 인물이다.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는 추모 물결


AFP통신은 호주, 인도, 몰타 등 과거 영국이 식민지로 삼았던 국가들이 주축을 이룬 영연방 회원국과 한때 한 지붕을 공유한 유럽연합(EU) 등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잇달았다고 보도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우리가 다시는 볼 수 없을 세대를 구현”한 필립공의 업적을 치켜세우며 “영연방 가족은 필립공을 잃은 슬픔과 그의 삶에 감사를 함께한다”고 말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뛰어난 군 복무 경력을 갖고 있으며 지역사회를 위해 선봉에 섰던 필립공의 영혼이 “평화롭게 잠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필립공을 추모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U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매우 슬픈 날”이라며 “여왕 폐하와 왕실, 영국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고 싶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필립공은 의무감, 젊음·환경에 대한 헌신으로 정의할 수 있는 모범적인 삶을 살았다”며 애도를 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을 향한 그의 우정과 성실함, 책임감은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조의를 표했다고 울리케 뎀머 총리실 대변인대행이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조전을 보내 남편 필립공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영국 현대사의 많은 중요한 사건들이 필립공의 이름과 연관돼 있다”면서 “그는 진실로 영국인들의 존경뿐 아니라 국제적 권위를 누렸었다”고 추모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조지 부시 등 전직 대통령들도 필립공을 추도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공동명의로 성명을 내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복무부터, 여왕과 함께한 73년, 그리고 대중의 눈에 비친 전 생애까지 필립공은 영국, 영연방 그리고 그의 가족을 위해 기꺼이 헌신했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등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필립공의 빈자리를 애도했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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