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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올라 청년들 안뽑는다는데…노동계는 "1만원으로 인상"

■한경연 '청년 취업자' 분석

"시간당 평균 임금 1,000원 오르면

청년 취업자 비중 0.45%P 떨어져"

기업들 최저임금 부담에 고용 줄여

7년사이 청년 취업 14.6→14.1%

"일자리 늘리려면 고용유연성 필요"

지난 12일 한 청년 구직자가 서울 송파구 문정비즈밸리 일자리허브센터에 설치된 구인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정년 연장과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산업 현장에서 청년(15~29세) 취업자 비중이 지난 7년 사이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정규직에서 청년 취업자 비중이 가장 크게 떨어졌다. 청년층 고용난 해결을 위해서는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청년층 직무급제나 임금피크제, 고용 유연화 등 고용 시장 제도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와중에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이 이행되려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15%에 육박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산업별 청년층 취업자 추이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별 청년층 취업자 비중은 7년 전인 지난 2013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대상 시점을 2013년으로 잡은 것은 현행 10차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체계가 그때부터 비교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임금 근로자와 비임금 근로자를 모두 아우르는 전체 취업자 중 청년 비중은 2013년 14.6%에서 2020년 14.1%로 0.5%포인트 하락했다. 비교 대상을 정규직·비정규직으로 구성된 임금 근로자로 한정하면 청년 비중은 18.9%에서 17.4%로 1.5%포인트 더 크게 빠졌다. 양질의 일자리로 불리는 정규직만 놓고 보면 청년 취업자 비중은 18.4%에서 16.4%로 2%포인트 더 크게 감소했다.

산업별로 보면 전체 취업자 중 청년 취업자 비중이 감소한 산업은 총 19개 산업 중 12개였고 정규직으로 좁혀서 비교하면 13개 산업에서 청년 비중이 줄었다. 정규직 중에서도 청년 취업자 비중 하락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으로, 2013년 31.4%에서 2020년 22.5%로 8.9%포인트 낮아졌다.



한경연은 청년 취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정규직 청년층 취업 비중 증가 폭이 정규직에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는 임금 근로자 증가 폭보다 작다는 점에 주목했다. 청년층이 단기 아르바이트 같은 비정규직에 상대적으로 많이 고용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산업에서 정규직 청년 취업 비중은 7년 사이 26%에서 28%로 2%포인트 늘어난 데 반해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는 전체 임금 근로자 중 청년 취업 비중은 34.5%에서 39.9%로 5.4%포인트 더 크게 증가했다.

한경연은 청년 취업 비중이 줄어든 주요 원인으로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을 꼽았다. 실제로 한경연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정년이 1년 늘어나면 청년 취업자 비중이 0.29%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평균 임금이 1,000원 늘면 청년 비중은 0.45%포인트 하락했다. 정규직만 놓고 보면 정년 연장은 청년 취업 비중을 0.42%포인트, 임금 증가는 1.17%포인트를 떨어트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경연은 “정규직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할 때 청년 취업자 비중이 임금 수준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한 번 채용하면 높은 고용 보호로 해고가 어려워 기업들이 청년 추가 고용을 상대적으로 더 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는 청년 취업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화로 정년을 늘리더라도 직무급제나 임금피크제 같은 임금 체계 개편을 병행해야 청년 고용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용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정규직 등에서의 고용 보호를 완화하고 고용의 유연성을 제고해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 최저임금을 16.4%, 이듬해 10.9% 급격하게 올렸다가 부작용이 속출해 지난해와 올해 각각 2.9%와 1.5%로 속도도절을 했는데 다시 큰 폭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지키려면 내년도 인상률이 14.7%는 돼야 한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상황이 악화해 있어 노동계의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역 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 여력이 바닥이 없다며 울상이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협상은 오는 20일 시작된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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