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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바이오&ICT
[로터리]연구개발(R&D)의 디지털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지난해 한국산 TV가 세계 시장에서 48.4%를 차지했다. QLED와 OLED 같은 첨단 기술 개발의 성과다. 한국산 이전에 세계 최고는 일본 제품이었다. 1968년 소니는 브라운관 전자총을 3개에서 1개로 줄이고도 더 탁월한 컬러와 선명도를 자랑하는 ‘트리니트론’ TV를 공개했다. 30년 넘게 지속된 전자 제품 왕국의 대관식이었다.

2위 기업이 1등 기업을 따라잡기란 매우 어렵다. 삼성전자·펩시 콜라·캐논 디지털 카메라의 역전 드라마가 회자되는 것도 그만큼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바뀌는 상황에서는 선두의 자리가 오히려 독이 되기 쉽다. 수성에 집착하느라 미래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후발 주자인 삼성과 LG는 소니의 뒤를 쫓기보다 게임의 룰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2000년대 초 일본 기업들이 높은 가격과 기술적인 문제로 외면한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을 채택해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 소니는 결국 디지털 카메라의 잠재력을 간과한 코닥과 같은 길을 걸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년간 일어날 디지털 변화를 2개월 만에 경험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사상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풀악셀을 밟은 디지털 전환 속도가 가까운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리라는 전망은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응하고자 하는 한국판 뉴딜에서 디지털 뉴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는 연구 개발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소재 게놈 이니셔티브, 일본의 머티리얼 DX 플랫폼처럼 데이터를 활용해 첨단 소재의 개발 기간을 단축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데이터 기반 소재 연구 혁신 허브 구축 사업’을 출범시켰다. 필자가 속한 KIST 역시 ABC(AI·Big Data·Cloud) 스마트랩 구축이 한창이다.

ABC 스마트랩 구축은 2017년 연구 노트와 데이터·논문을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KiRI플랫폼 개발 및 시범 운영으로 첫 단계가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전환 로드맵 수립과 이를 주관할 전문 조직(연구자원·데이터지원본부)이 신설됐다. 데이터 기반 연구에 적합한 분야들을 선정해 순차적으로 ABC 스마트랩을 구축해나가기 위한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각 부문별 ABC 스마트랩의 연결과 자연스러운 융합을 유도하는 디지털 트윈의 구현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하는 노하우를 과학기술계와 공유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다.

디지털 전환의 가장 강력한 위력은 연결에 있다. 독립적인 연구 생태계들의 연결은 많은 차이점들로 인해 충돌과 엇박자가 불가피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소재가 대부분 융합이 힘든 재료들의 이종 접합에서 탄생하듯 서로 다른 연구 영역들의 만남과 소통이 혁신적인 가치 창출의 특이점(singularity)을 앞당기게 될 것이다. 이에 앞서 서둘러야 할 일은 연구 현장의 연결과 융합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에는 필연적으로 창조적 파괴가 수반되는 만큼 포용성과 유연성을 갖춘 큰 우산이어야 한다. “사물(미래)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는 자동차 사이드미러의 문구가 예사롭지 않은 요즘이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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