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 초대 해병대사령부가 들어섰던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내 옛 방위사업청 부지가 반세기 만에 일반에게 최초로 공개된다. 해당 부지는 서울광장 면적의 7배에 이르는 약 8만6,890㎡ 규모의 군사시설로 앞으로 용산공원으로 개발된다.
서울시는 옛 방위사업청 부지를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300명의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시가 201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된다.
옛 방위사업청 부지는 용산 미군기지 북측에 위치하고 있다. 용산공원 조성지구와 경계가 맞닿아 있어 지난해 12월 용산공원으로 새롭게 포함됐다. 1955년 건립된 해병대사령부 건물과 당시 우리 군이 구축한 방공호 등 한국전쟁 이후 군사시설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재는 방위사업청이 2017년 경기 과천시로 이전하면서 국방홍보원, 해병대기념관, 국군복지단 등의 일부 시설만 있다.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은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 8개 구간 중 녹사평 구간과 옛 방위사업청 부지 총 약 3.8km를 2시간에 걸쳐 걷는다. 전문 해설사가 주변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역사·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녹사평역에서 시작해 경리단 입구와 해방촌을 지나 옛 방위사업청 부지에서 마무리된다.
용산공원 내에 존치 예정인 옛 해병대사령부 본관 내부와 방공호를 직접 보고 부지 내 다른 시설들도 외부에서 볼 수 있다. 용산 미군기지에 남아 있는 군사시설은 대부분 외세에 의해 건립된 시설이지만 이번에 공개하는 옛 해병대사령부 본관, 해병대 초대교회, 방공호는 우리 군이 건설한 것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국토부·국방부·해병대사령부와의 협력으로 군사시설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옛 방위사업청 부지를 민간에 처음으로 공개하게 됐다”며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을 시작으로 향후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시민들에게도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ngin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