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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뉴욕 IPO로 승부 내자"…네이버·카카오 '웹툰전쟁', 美 증시로 확전

카카오엔터 '뉴욕 상장 고려' 1주일 만에

네이버 웹툰도 '상장 검토' 공식화

제2의 쿠팡 자리 놓고 자존심 대결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에는 웹툰 자회사의 미국 상장을 놓고 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의 웹툰 사업 주체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한다고 밝힌 지 일주일만에 네이버 웹툰도 미국 상장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두 회사는 최근 웹툰과 웹소설 인수, 투자유치 등 엇비슷한 행보로 자존심을 건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1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하며 네이버가 웹만화 플랫폼 네이버웹툰에 대해 미국 상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웹툰 사업을 미국 법인으로 만들고 본사를 로스앤젤레스로 이전하면서 가능성은 거론됐지만 그동안 네이버는 이를 부인해왔다.

박 CFO는 “네이버웹툰은 북미 시장에서 현재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당장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네이버웹툰이) 현지에서 더 안착하고 투자자 관심이 더 모인다면 상장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의 주요 작품


네이버웹툰은 미국에서 상장 전 투자 차원에서 약 5,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진행하고 있다. 이미 TPG 등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 의향을 밝혔지만, 네이버는 전략적 투자자와 협업을 위해 다른 기회를 찾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역시 같은 날 캐나다에서 열린 ‘콜리전 컨퍼런스’에서 네이버 웹툰의 해외 시장 확장성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웹툰과 왓패드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토리텔링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인다”면서 “이들 플랫폼에는 소수의 베스트셀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들이 다양한 나라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아마추어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과 이들이 프로로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모두 가지고 있어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이미지형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오토드로잉(Auto Drawing) 등 다양한 제작 도구를 준비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카카오엔터의 주요 작품


앞서 12일 이진수 카카오엔터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쿠팡의 성공 사례는 카카오엔터와 같이 글로벌 잠재력을 가진 기업들이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뉴욕 등 시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그룹의 콘텐츠 자회사로 올 초 웹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연예기획 및 음원사업을 하는 카카오M이 합병해 출범했다.업계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가 최대 20조 원까지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는 해외 컨텐츠 확보를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데 상장을 앞둔 포석이라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상장을 앞두고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발빠르게 투자와 협업 대상을 찾고 있다”면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접촉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북미지역에서 한국식 웹툰을 최초로 선보인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 경영권 인수와 투자를 동시에 추진중이다. 카카오엔터의 콘텐츠를 공급받는 카카오재팬은 7,500억 원 규모로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 PEF 운용사인 앵커 파트너스와 협상중이다. 국내에서는 웹소설 플랫폼 기업인 문피아 인수도 논의중이다.

다만 두 회사의 상장 과정이 녹록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웹툰 사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뉴욕 상장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웹툰 사업이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미국의 일반적인 대중이나 투자업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산업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 상장에서 쿠팡이 성공한 배경은 아마존의 성공으로 이커머스에 대한 인식이 있는 상태에서 쿠팡이 한국 시장 1위라는 점을 잘 설득했기 때문”이라면서 “네이버나 카카오가 성공하려면 웹툰 산업이 이해받는 동시에 1위 사업자로 성장성이 확보됐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팡 마져 상장 후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했고, 현지 애널리스트들이 좀처럼 매수 의견을 내놓지 않는 실정이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의 상장도 아직 분위기를 떠보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일부 해외 IB에서 이들에게 스팩(SPAC·서류상 기업과 합병 후 상장) 상장을 권유하고 있으나 미국 법인이 아닌 경우 세금 부담이 커서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뉴욕 상장은 국내보다 비용이 최소 10배는 드는 작업”이라면서 “다소 상장 기준이 완화된 스팩 상장 역시 합병 과정에서 양도세 부담이 커서 미국이나 조세피난처 법인이 아니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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