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귀한 몸'된 꼬마빌딩…"강남 매물은 씨 말랐어요"

주택규제 피해 큰손들 뛰어들며

가격 치솟고 매물 부족현상 심화

거래 폭증후 감소 착시효과까지

강남, 땅값 급등에 건물값 뛰어

50억이하 빌딩은 찾기 어려워

마포·용산으로 수요 이동 추세

서울 강남권 빌딩 전경./서울경제DB




# 금융업계 종사자인 40대 박 모 씨는 최근 강남권에서 30억~40억 원대의 빌딩을 구매할 수 있는지 알아보다 계획을 보류했다. 강남 지역은 이미 가격이 올라 50억 원 미만의 이른바 ‘꼬꼬마빌딩’ 매물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삼동 4층짜리 빌딩은 지난 2016년 30억 원대였지만 현재는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50억 원으로는 꿈도 못 꾼다. 박 씨는 “꼬마빌딩이 매물이 이렇게 귀한 줄 몰랐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여러 지역을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큰손들이 주택 규제를 피해 ‘꼬마빌딩(100억 원 이하)’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시장에서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매물이 없다 보니 꼬마빌딩 거래가 줄어드는 착시 효과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꼬마빌딩의 경우 정부가 주택시장을 더욱 옥죈 지난해 3분기부터 거래가 급증하면서 현재는 살 수 있는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줄어든 100억 원 이하 빌딩 거래, 알고보니=23일 부동산 컨설팅 업체 리얼티코리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서울 지역의 100억 원 이하 빌딩 거래는 222건, 1조 1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42건, 7,400억 원)과 비교할 때 거래 건수와 금액이 각각 56.3%, 36.5%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50억~100억 원 미만 거래는 지난해 4분기 105건에서 올 1분기 82건으로 줄었다. 50억 원 미만은 이 기간 동안 168건에서 140건으로 감소했다.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최고점을 기록한 후 계속 감소 추세를 그리고 있다. 정부는 당시 6·17 대책, 7·10 대책 등 주택 관련 규제를 잇따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빌딩 거래가 폭증한 이유다.

올 1분기에 꼬마빌딩 거래가 줄어든 것은 공급 부족이 주된 이유다. 이재국 리얼티코리아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꼬마빌딩 거래가 많이 이뤄지면서 현재는 매물이 부족하다”며 “반면 대기 수요는 여전히 많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귀한 매물된 50억 이하 꼬꼬마빌딩=업계에서는 꼬마빌딩 중에서도 50억 원 미만 빌딩 매물이 가장 귀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강남의 경우 땅값이 올라 50억 원 미만 빌딩 자체를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올 들어 거래되는 건수는 줄어든 반면 건당 거래 금액은 늘었다. 이는 빌딩 가격 자체가 비싸졌다는 이야기”라며 “현재 강남의 경우 2월까지 3.3㎡당 1억 5,00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부지 면적이 110㎡(33평)만 되도 50억 원을 넘어간다는 이야기다.

리얼티코리아의 자체 조사에서도 강남구 도산대로 이면도로의 2종 일반 주거지역의 3.3㎡당 땅값은 구역에 따라 지난해 1월 6,405만 원에서 올 1분기 9,069만 원으로 약 1년 만에 41.6%가 올랐다. 현재 강남권에서 50억 원 미만 빌딩의 경우 상가 주택이 대부분이라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상가 주택은 취득세나 양도세에서 다주택 규제를 적용받는다.

◇마포로 퍼지는 꼬꼬마빌딩 투자=50억 원 미만 빌딩 투자 지역이 강남권을 벗어나는 분위기도 나온다. 강남 지역 매물이 없다 보니 다른 대체 지역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것이다.

실제로 리얼티코리아의 조사 결과 1분기 50억 원 미만 빌딩 거래가 가장 많았던 곳은 마포구로 15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그 뒤로 송파(13건), 용산(10건) 등의 순이었다. 이는 △50억~100억 원 △100억~200억 원 △200억 원 이상 등 다른 금액 구간대의 거래 지역으로는 강남구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되는 현상이다. 업계에서는 마포구 연남동과 홍익대 상권을 중심으로 입지가 작은 근린생활시설이 많다는 점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티코리아 관계자는 “추후 대출 금리가 상승해 월세 수익률보다 금리가 비싸지면 빌딩 투자에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를 제외하면 주택 규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소형 빌딩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