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이 일었던 대우건설이 사모펀드(PEF)출신 인사를 각자 대표로 내세웠다. 최근 업계에서는 PEF등이 국내 주택 시장 호황에 힙입어 인수 의향을 내비치고 있어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23일 기존 김형 대표이외에 정항기 대표를 선임해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한다고 공시했다. 김 대표는 기존 사업을 이끌고 재무통인 정 대표는 매각이 본격화하면 관련 대응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6월 7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각자대표 체제 전환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체제 전환은 김형 사장이 사업에 전념하고 재무 전문가인 정항기 부사장이 매각 작업에 대응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각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기능을 재무통인 정항기 CFO에 집중해 매각 과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김 사장은 안정적 사업 운영에 전념하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지분 50.75%)가 최대주주인 대우건설은 최근 매각설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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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이 2017년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했으나 해외사업장 부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실패했는데, 최근 실적 호조로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인수 희망자가 2∼3곳 나오는 등 매각 추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인수 희망자를 접촉하며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스카이레이크 PE 등 사모펀드가 주로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실제 매각 절차에 들어가면 이들 역시 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연결 실적)은 5,583억원으로 전년보다 53.3% 늘었다. 대우건설의 시가 총액은 2조9,000억원 수준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대우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A-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리면서 “양호한 주택사업성과와 토목 및 플랜트부문 손실 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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