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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수집" 공정위에 플랫폼사 "낡은 규제"

규제일변도 '전상법' 비판 확산

분쟁 조정·소송 제기 등 이유로

본인 인증 의무화 밀어붙이지만

조정기구 이미 당사자 확인 가능

분쟁신청 건수도 연간 1% 안돼

실효성 없이 경쟁력만 해칠 판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일변도 정책이 플랫폼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정위가 추진중인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상법)’ 개정안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까지 나서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공정위는 “개보위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면서도 여전히 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은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시대착오적인 규제가 플랫폼 발전과 이용 편의성만 저해할 뿐”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지난달 14일 입법 예고를 마친 전상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전상법이 플랫폼들의 발전에 장애만 될 공산이 크다는 업계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근마켓 같은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을 향한 규제 내용이 꼽힌다. 공정위는 전상법 개정안에 C2C 플랫폼이 이용자들의 실명 정보 수집, 즉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분쟁 조정과 소 제기를 위해 실명 정보가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실제로는 실명 정보가 없어도 분쟁 조정과 소 제기가 충분히 가능하다. “분쟁조정기구는 당사자 정보를 확인할 수단이 부재하다”는 공정위 측 설명과 달리 분쟁조정기구가 당사자의 실명 정보를 확인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 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 제34조에 따르면 분쟁조정위원회는 분쟁 조정을 위해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당사자 또는 참고인에게 요청할 수 있다. 즉 플랫폼이 실명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도 위원회가 이미 가입 시 확보된 전화번호를 활용해 분쟁 조정 당사자에게 실명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

소 제기도 마찬가지다. 전화번호만으로 통신사 사실 조회나 문서 제출 명령 등을 통해 성명, 주소 등을 알 수 있어서 플랫폼이 개인 정보를 수집·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된다.



아울러 실제 실명 정보가 필요한 분쟁조정위원회까지 가는 경우가 1년에 14건 정도로, 전체 분쟁 신청 건수의 1%도 안 된다. 14건에 불과한 분쟁 조정 건수로 2,000만 명에 이르는 사용자의 실명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개인 정보 노출·오남용 위험에 빠뜨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현 제도만으로 충분한 이용자 보호를 명목으로 공정위가 과도하게 규제하고 이 때문에 플랫폼의 경쟁력만 저해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의 경우 전화번호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어 디지털 격차를 해소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전상법 개정으로 플랫폼이 실명 수집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면 이용자들은 이동통신사 본인 인증 앱인 ‘패스(PASS)’ 등을 별도로 거쳐야 해 디지털 취약층이 대거 플랫폼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플랫폼 연대 책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소비자 문제 발생 시 플랫폼에 연대 책임을 부담하게 할 경우 플랫폼이 신규 입점 업체에 대한 문턱을 높이거나 기존 업체와의 거래만 강화하게 돼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역외 적용이나 서면 실태 조사 등도 규제의 실효성이나 디지털 시대에 역행한 내용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상법은 디지털 플랫폼 산업의 특성이나 소비자들의 이용 편의성 등을 무시한 법안”이라며 “산업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가 먼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전문가회의를 열고,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전상법 개정안 수정안을 마련 중이다. 이후 법제처와 국무회의 등 거쳐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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