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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우면 이직하라' 조롱한 LH직원 수사 난항…포렌식 결과 지켜봐야

블라인드 본사서 자료 제공 받았지만 유의미한 내용은 없어

게시자 특정 가능해도 업무방해·명예훼손 처벌은 별개 문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직장인 익명 앱(app) 블라인드에 '아니꼬우면 이직하라'는 조롱성 글을 올린 직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블라인드 미국 본사로부터 받은 일부 자료와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통신 관련 업체 2곳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 중이라고 4일 밝혔다.

다만 블라인드 본사에서 제공한 자료는 글 게시자 특정이 용이한 개인정보 관련 자료가 아니라 협조가 어려운 이유와 관련한 판례 등이 대다수라 유의미한 내용 파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찰이 이후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통신 관련 업체 2곳의 데이터 포렌식 결과를 지켜봐야 글 게시자 특정 여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설령 데이터 포렌식을 통해 글 게시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해도 블라인드에 조롱 글을 올린 혐의로 처벌이 가능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현재 블라인드 글과 관련해 제기된 혐의는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두 개다.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돼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추후 입건 여부는 글 게시자 특정 뒤 이와 관련한 고의성 및 동기 등을 추가로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3월 4일 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인근 토지를 따라 철제 펜스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밖에 ‘글 게시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등 블라인드에 올라온 일부 글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게다가 블라인드에 최초로 올라온 '아니꼬우면 이직하라'는 글과 이를 캡처해 블라인드에 다시 올린 글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원글이 조작됐는지, 작성자가 내부인인지 외부인인지조차 모호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블라인드 본사 협조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우회 수사로 글 게시자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라 경찰로서는 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적 실마리가 없다 보니 수사에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블라인드 게시글과 관련해 이렇게 깊게 파고드는 것은 우리가 최초 아닌가 싶은데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땅에 묘목이 심어져 있다. /연합뉴스


LH는 최근 블라인드에 회사 명예를 실추시키는 내용의 글을 올린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등 혐의로 진주경찰서에 고발했다. 이 작성자는 블라인드 게시판에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힌다',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등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블라인드에 가입하려면 해당 회사의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을 받기 때문에 작성자는 LH 직원일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받았다. 경남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진주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사이버수사대에서 직접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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