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두드러진 노동시장 변화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이끄는 대기업 사무직 노동조합의 본격화다. 공정한 경쟁과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 사무직 노조의 등장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과 기성세대에게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졌다.
9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 3월 LG전자를 시작으로 금호타이어·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에서 MZ세대 사무직 노조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MZ세대가 사무직 노조를 결성하는 이유는 자신들과 맞지 않는 기존 생산직 노조의 소통과 요구 방식에 대한 불만이다. 이들은 기존 노조처럼 상급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 노선을 계획 중이다. 호봉제 폐지를 주장하고 정년 연장에도 반대하는 등 기성 노조와 요구 방향도 다르다.
MZ세대 노조의 등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앞당긴 일자리 감소에 대한 두려움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30대 82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 결과 83%가 ‘일자리가 줄 것’이라고 답했다. 가장 많이 줄어들 직무로는 생산직(65.8%)이 지목됐다. 이들은 일자리 확보를 위한 대책으로 유연한 노동시장 도입(30.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같은 변화에 생산직 노조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 MZ세대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김희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생산직 노조의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이라고 본다”며 “이제는 건강하고 새로운 형태의 경쟁적인 노조가 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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