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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한국 채권 보유 잔액, 사상 최고치 갈아치워

4월 말 기준 174조 보유해

신용 등급 대비 금리 높은 데다

단기채 중심 차익거래 유인 ↑

올 들어 총 22.6조 순투자

차익거래 유인 급변 여부 관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다 만기 3년 미만 단기채에서 차익거래 유인이 커지면서 지난 1~4월 국내 채권 순투자 금액은 지난해 전체 순투자 액수에 근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말 외국인의 채권 보유 잔액이 174조 원으로 집계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말(75조 원)에 비해 133% 증가한 수치다.

금감원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국내 채권 시장 성장과 함께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상장 채권 전체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0년 말 6.7%에서 올해 4월 말 8.1%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 시장에서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의 국내 채권 누적 순투자 금액은 총 22조 6,000억 원이다. 지난해 전체 채권 투자액(24조 7,0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순투자액은 채권 매수액에 매도액과 만기상환액을 뺀 값이다.

지난 2월(9조 원), 3월(9조 1,000억 원) 연이어 역대 월 순투자액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지난 달에도 3조 3,000억 원을 순투자하며 국내 채권 시장에 외국계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1~4월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9조 3,000억 원 순매도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은 팔고 국내 채권은 사들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과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주식 순매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우리나라가 같은 신용등급 내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외국계 자금 유입을 촉진했다고 보고 있다. 가령 지난 달 말 우리나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2.13%였는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AA등급을 받은 홍콩의 경우 연 1.16%에 불과하다. 영국(0.84%), 대만(0.40%), 프랑스(0.09%)도 우리나라보다 낮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차익거래 유인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차익거래 유인은 내외금리차(국내 금리와 외국 금리의 차이)에서 스와프레이트(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의 차이)를 뺀 값으로 따진다. 이 값이 양수면 이론상 무위험 차익거래(아비트래지)가 가능하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0.28%포인트까지 축소됐던 차익거래 유인이 올해 들어 하루 평균 0.4%포인트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조 원에 머물렀던 단기채 순투자 금액은 올해 들어 13조 원까지 늘어났다. 금감원은 “만기 1년 미만 채권뿐 아니라 1~2년물에서도 통화스와프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의 국고채 금리가 다른 나라 금리보다 급등하거나 환선물 시황이 급변할 경우 외국계 채권 투자 자금이 순유출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 당국이 차익거래 유인 축소 여부를 예의 주시하는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4월 들어 스와프레이트가 0에 근접하는 등 상승 압력이 존재하고, 미국의 경제 회복에 따른 내외금리차 축소 가능성도 있다”며 “단기 자금 유출 및 이에 따른 자본시장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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