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내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시작되면서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그동안 논의 대상에서 빠졌던 부동산 거래세 완화 문제가 수면으로 부상했다.
6월1일부터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기준선, 무주택자의 취득세 등이 테이블에 오르는 것이다.
다만 현재로선 여러 논의 중 하나로서 성격이 강하고 일부 이슈는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아 합의를 도출하는 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16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여당 내 부동산특별위원회 논의 대상에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정책 보완 방안이 올라 있다.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 특위 위원장이 최근 첫 회의에서 '거래세 완화·보유세 강화'라는 대원칙을 천명한 데다, 송영길 대표도 재산세와 함께 양도소득세를 조정이 시급한 과제로 언급한 바 있다.
첫 번째 과제는 단기 보유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문제다.
6개월간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6월1일부터 1년 미만 단기보유자는 주택 양도세율이 기존 40%에서 70%로 올라간다. 조정대상 지역의 양도세 최고세율(3주택 이상)은 기존 65%에서 75%까지 오른다.
양도세 중과를 완화·유예하자는 논의는 2·4 대책 등 정부의 공급대책으로 실제 물량이 나올 때까지 기존 주택 매물을 시장에 최대한 끌어내자는 취지에서 연초에도 있었으나 여당 지도부가 논의 사실 자체를 부정해버렸다.
당 지도부가 바뀌었으나 현 상황에서도 양도세 중과 완화·유예 논의는 채택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투기 혐의자로 몰아온 다주택자와 단기매매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는 정부가 양보할 수 없는 '큰 틀의 기존 정책'의 핵심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또 매각과 증여, 버티기 등으로 이미 다주택자들의 입장이 정해진 상황에서 정책 노선을 바꾼다고 시장에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지 않다.
1주택자가 이사 등 실수요 목적으로 새집을 구입하고 기존 집을 매각할 때 세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양도세를 완화하자는 논의도 있다.
내 집뿐 아니라 다른 집의 가격도 오른 상황에서 양도세 부담에 이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9억원으로 설정된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선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오른 만큼 이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비과세 기준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논의다.
다만 이는 현재 세법과 대출 등에서 고가주택을 규정하는 9억원선을 조정해야 하는 이슈로 귀결되므로 논의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다.
종합부동산세와 달리 주택 매각으로 이미 현실화한 소득이 발생했다는 점, 기존 제도상으로도 장기보유와 고령자 공제 등을 통해 최대 80%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반대 논리로 작용하고 있다. 여당 내 공감대 역시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무주택자나 1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이나 이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를 줄여주자는 논의도 있다.
김진표 위원장이 첫 특위 회의 후 "거래세라고 하면 광의로 양도세를 포함할 수도 있지만 통상 취득세를 의미한다"면서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을 할 때의 거래세는 선별해서 완화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발언하면서 관련 논의가 촉발됐다.
현재 무주택자는 주택을 살 때 취득가격의 1~3%를 취득세로 낸다. 6억 이하에는 1%를, 7억5천만원에는 2.0%를, 9억을 넘으면 3.0%를 내는 등 구간별로 세분화돼 있는데 서울같이 평균 아파트 가격이 11억원을 넘어선 곳에선 최고세율인 3.0%가 기정사실화돼 있다.
생애최초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제도가 있지만 수도권 4억, 비수도권 3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하므로 현 시장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
정부도 무주택·실수요자에 대한 지원 방침을 천명한 만큼 무주택자 등에 대한 취득세 감면은 대의명분상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당내 주요 논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고 정부에서도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단계로 알려졌다.
부동산 정책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사실상 백가쟁명 수준의 논의가 나와 있지만, 재산세 감면 기준 상향 정도를 제외하곤 공감대가 이뤄진 의제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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