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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日 경영의 신이 말하는 진짜 성공의 비법

■ 왜 리더인가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다산북스 펴냄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 지난 2012년 국내 한 금융 그룹 행사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59년, 스물일곱 살 청년은 자본금 3,000만 원과 직원 28명으로 전자 부품 제조회사를 세웠다. 수도 없이 문전박대당하고 머리를 조아려야 직원들에게 겨우 월급을 줄 수 있었다. 차 없이 하루 12시간을 걸어 다녔지만, 그것이 쌓여 하나둘 거래처가 되어 돌아왔고 월급 주기도 버거웠던 이 회사는 어느덧 6만 9,000명의 직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연 매출 16조 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100대 기업 총수 자리에 오른 이 회사의 설립자는 말한다. 위기를 넘기고 사업을 키우는 건 인재도, 돈도, 능력도 아니었다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었다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인이 강한 신뢰를 보내는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이다. 그가 써내려간 성공 신화는 교세라에 그치지 않는다. 가즈오는 1984년 일본전신전화공사(NTT)의 독점에 대항해 질 좋고 저렴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이니덴덴(현 KDDI)을 설립해 거대 통신 기업으로 키워냈다. 77세이던 2010년에는 일본 총리의 간곡한 요청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항공(JAL) 회장으로 취임해 8개월 만에 24조 원의 부채를 청산하고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그는 신간 ‘왜 리더인가’에서 이 같은 신화를 가능케 한 비결이자 리더의 덕목으로 마음가짐을 강조한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은 지난 2010년 총리까지 나선 거듭된 요청에 파산 위기에 몰린 일본 항공(JAL) 회장을 맡아 8개월 만에 부채를 청산했다./사진=연합뉴스




‘사업의 크기는 리더가 지닌 마음의 크기와 비례한다.’ 저자는 조직의 리더를 ‘등딱지 크기에 맞춰 땅에 구멍을 파는 게’에 비유한다. 커다란 등딱지를 짊어진 게는 그만큼 큰 구멍을 파지만, 작은 등딱지를 짊어진 게는 자기만큼 왜소한 구멍에서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즉 조직도 리더가 품은 마음의 그릇 크기 이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경영의 신이 전하는 ‘마음을 수련하라’는 조언은 급변하는 비즈니스 현장의 현실과는 거리 먼, 이미 다 이룬 자의 한가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영 베테랑이 일궈낸 성공 사례 뒤엔 모두 이 ‘한가한 조언’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사업할 때 그 일이 정말 인류에 도움이 될지를 먼저 생각하고 ‘선한 동기’라는 확신이 들면 비로소 그 도전을 시작했다. 다이니덴덴 설립 때는 사업 착수 반년 전부터 ‘전기통신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정말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인가’를 수도 없이 물었고, ‘사심이 없고 동기는 오로지 선(善)’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확인한 뒤에야 사업에 착수했다. JAL 회장 취임 때도 고령이라는 점과 항공 업계 문외한이라는 점을 들어 몇 번을 고사했지만, 총리까지 가세한 거듭된 요청에 ‘이 일에는 어떤 사회적 의의가 있는지’를 깊이 고민한 뒤 ‘국가 경제의 부활·남겨진 직원과 그들의 일상 보호·국민 편익’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찾은 뒤 회장직을 수락했다. 되는 일 없이 고된 현실에 괴로워했던 청년은 전 세계 경영인들이 존경하는 롤모델이 됐다. 불안한 시대를 건너는 오늘의 리더들에게 아흔 살의 인생 선배이자 경영 선배가 건네는 메시지는 한결같다. “바뀐 것은 마음가짐뿐이었다. 마음의 방향을 바꿨을 뿐인데 그 순간 나를 둘러싼 상황이 거짓말처럼 완전히 달라졌다.” 1만 6,000원.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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