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조금만 마셔도 무조건 뇌에 손상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CNN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안냐 토피왈라 교수 연구팀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안전한 수준의 음주'는 존재하지 않으며, 술의 소비 증가는 뇌 건강 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성인 2만5,378명의 음주 등 생활습관, 건강상태, 뇌 MRI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매주 알코올의 평균 섭취량이 많을수록 뇌 회색질의 밀도가 낮아졌다. 알코올 섭취는 뇌 회색질의 용적 0.8%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술을 더 많이 마실수록 뇌용량은 줄어든다"며 "뇌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고 치매는 더 심각해진다. 뇌의 용량이 작을수록 기억력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안야 토피왈라 옥스퍼드대 수석 임상 연구원은 "0.8%라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흡연, 체중 등 다른 위험요인들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비교하면 4배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또 "안전한" 수준의 음주는 없다는 점도 발견했다. 이는 어떤 종류의 술이든 마시는 양에 관계 없이 마시는 것이 안 마시는 것보다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고혈압, 비만, 폭음자 등 특정한 사람들에게는 음주가 특히 더 위험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토피왈라 연구원은 "적당히 마시면 해가 없거나 심지어 건강을 보호해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많다"고 우려했다.그는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아직 찾지 못한 만큼 뇌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요인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보건부는 남녀 모두 알코올 섭취량이 매주 14잔을 넘지 않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매주 14잔 이하도 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연구논문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검토하기 전에 공개하는 사이트인 MedRxiv에 실렸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