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암호화폐의 급락에도 투자자를 보호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청년·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에 대해서는 당과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60%까지 적용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은 위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2021'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암호화폐 가격변동은 우리가 보호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암호화폐 가격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줄지어 하락 중이다.
은 위원장은 암호화폐 가격변동에 대한 보호에는 선을 그었지만, 부실 거래소 관련 투자자 보호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 시행일인 오는 9월 25일까지 실명계좌 등의 요건을 갖추면 거래소가 고객의 돈을 빼갈 수 없도록 계좌가 분리된다"며 "이때 거래소가 정부 규제 틀안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보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가 줄곧 주장했던 점도 9월 전까지 암호화폐를 안전한 거래소로 옮기라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은 위원장은 "암호화폐 사기에 대해서는 금융위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경찰이 하고 있다"며 "경찰은 지난 3년 동안 200건가량의 사기 혐의들을 기소했다.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은 위원장은 청년·무주택자에 대한 LTV 완화 비율도 조만간 당과 협의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가 내부 결정한 LTV 비율은 당과 큰 차이가 없다"며 "현재 언론 보도에 나오는 수준으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당은 청년·무주택자 LTV를 현행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LTV는 40%로 제한되지만, 연 소득 8,000만원인 무주택자가 6억원 이하 집을 살 때는 10%포인트 더 인정해줘 50%를 적용한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청년·무주택자에게 LTV 90%까지 보장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최근 여당 지도부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아울러 은 위원장은 새로운 금융감독원장 선임에 대해 "좋은 분을 모시기 위해 여러 가지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금감원장 인선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내정자가 정해지면 금융위원장 제청,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현재 금감원장은 공석 상태로, 김근익 수석부원장이 금감원장 대행을 맡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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