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개들 앞에서 사과한 할머니 사건' 견주에 "집에서나 하는 행동" 일침

강형욱 동물훈련사/사진=강형욱 공식페이지

경기 양주시 옥정호수공원에서 벤치에 개를 앉힌 견주와 벤치가 더럽혀진 것을 지적하는 80대 여성 노인공공근로자가 언쟁을 벌인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동물훈련사 강형욱씨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강씨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논란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우린 예의 있는 보호자를 좋아하고 예의를 가르치려는 보호자의 반려견을 좋아한다"면서 "사람들이 같이 쓰는 의자에 반려견을 올리는 행동은 반려견을 사랑하는 행동이 아니다. 그건 집에서나 하는 행동"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강씨는 "공공장소에서 또는 반려견이 허용된 장소에서 내 개를 의자에 올리지 마라"라며 "절대 반려견을 아끼는 것이 아니다. 할머님 죄송하다"고도 했다.

3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양주시 옥정호수공원에서 반려견 2마리를 키우는 견주가 개들이 벤치를 더럽힌 것을 지적한 80대 여성 노인공공근로자의 태도에 대한 민원을 넣는 일이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말께 옥정호수공원의 한 벤치에 50대로 추정되는 견주 A씨가 입마개를 씌우지 않은 '시바견'과 '아키다견' 종으로 알려진 대형견 2마리와 나란히 앉았다.

이 일대 환경정화 등을 담당하는 B씨(80대)가 견주에게 "개의 입마개를 왜 안했느냐", "벤치는 사람이 앉는 곳인데 개들의 발에 진흙이 묻어있으니 잘 닦아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비가 내린 터라 개들의 발엔 진흙이 묻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를 비롯한 노인들은 한달에 20여만원의 수당을 받고 이 일대 환경보호와 질서유지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B씨의 어깨에 '환경지킴이봉사단'이라는 글씨 등이 적힌 띠를 둘러져 있는 것을 보고, 양주시청에 "노인들 교육을 똑바로 시켜라", "노인들의 근무태도가 좋지 않다", "노인들이 잡담한다"는 식의 민원을 정식으로 제기했다.

A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우리 개들한테 지적한 그 노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아야겠다. 그 장소로 다시 데려와 사과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뉴스1은 시가 노인봉사단을 관리하는 위탁기관에 "민원을 처리해야 하니 사과하라"고 권했고, B씨는 옥정호수공원로 가서 A씨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후 며칠 뒤 같은 공원에서 또 다른 환경지킴이봉사단 소속 할아버지들이 A씨에게 "개똥을 제대로 치워달라"고 요청했다가 A씨의 남편 C씨로부터 "노인들 교육 잘 시켜라"는 항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노인들이 시에 민원을 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일 한 어르신이 "공원에서 입마개를 안 하고 개똥도 제대로 안 치우고 사람들이 앉는 벤치에 큰 개를 앉히는 견주가 있어 지적했더니 적반하장으로 화를 냈다"며 "견주가 큰 개들의 힘을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민원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바견과 아키다견은 입마개 견종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펫티켓을 준수해달라고 안내하겠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양주시는 “보도 내용 중 일부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내용이 있다”고 공식 입장문을 냈다.

양주시는 먼저 ‘시와 노인담당기관은 며칠 후 노인을 해당 공원으로 데려가 개들이 짖는 앞에서 견주에게 사과했다’는 내용에 대해서 “노인일자리 담당기관 담당자와 노인일자리 대표 어르신 그리고 견주 총 3명이 만난 것은 사실이나 해당 B(80대) 어르신이 견주 (A씨)와 만나 사과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주시는 ‘시는 노인봉사단을 관리하는 위탁기관에 ’민원을 처리해야 하니 사과하라'고 권했고, 결국 B씨는 옥정호수공원 벤치로 끌려나가 A씨에게 사과해야 했다'는 내용에 대해선 “견주 남편(C씨)으로부터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어르신이 폭언 등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양주시청 담당부서에서는 사실관계 파악 및 원만한 해결을 위해 위탁기관에 민원 내용을 전달한 사실은 있으나, 해당 어르신께 사과를 권고하거나 해당 어르신(B씨)이 옥정호수공원에서 견주(A씨)를 만나 사과한 사실이 없음을 재차 알려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양주시는 “해당 보도내용와 관련, 최초 보도한 기자에게 정확한 사실대로 정정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며 “이러한 사항이 정정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