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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이재명·총리 홍준표…밑질 것 없는 ‘브로맨스’[송종호의 여쏙야쏙]

<62>가까워지는 이재명-홍준표

보수 껴안는 이재명…‘신DJP 연합’설

권영세 "洪인성 어쩔 수 없다"에 폭발

홍준표 "노무현 권유에 민주당 갈 걸"

급해진 국힘, 김문수 편지들고 미국행

'명태균 게이트'폭로…수사 현재진행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서로가 서로에게 ‘러브콜’를 보내며 브로맨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신DJP연합’이라며 대통령 이재명, 총리 홍준표 설이 심상치 않게 퍼지고 있습니다.

홍 전 시장은 15일 지지자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 올린 글에서 “30년 전 정치를 모를 때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를 따라 꼬마 민주당에 갔다면 이런 의리, 도리,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에서 오랫동안 가슴앓이는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를 전해 들은 이 후보는 “홍 전 시장께서 ‘차라리 민주당으로 갔더라면’하는 마음을 저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분위기가 어떻게 보이시나요. 요새 정치권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초당적 브로맨스입니다.

15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지자 소통 채널인 '청년의꿈'에 올린 글. 사진=청년의꿈 캡처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에게 전화…“내다, 대통령이다”


홍 전 시장은 당 대선 경선 탈락 후 탈당해 지난 11일 하와이로 출국한 뒤 정치적 존재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하와이 비행기를 기다리는 홍 전 시장에게 아무도 배웅을 나가지 않았던 국민의힘이 이제와서 행여 ‘이재명 지지’로 돌아설까 홍 전 시장을 치켜세우기에 정신이 없어서 입니다.

한때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아방궁에 비유하는 가 하면 ‘노무현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노 전 대통령을 공격했던 홍 전 시장이 갑작스럽게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할 때는 국민의힘에 마음이 단단히 상한 게 확실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공격을 일삼다가 하루아침에 노 전 대통령을 따라 꼬마민주당에 갔더라면이라는 말을 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검사시절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연합뉴스


홍 전 시장이 노 전 대통령의 꼬마민주당 입당 권유를 받았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1996년 1월 25일 노 전 대통령은 홍 전 시장의 개포동 집을 찾아가 “그렇게 살면 안 된다”며 “뭐가 아쉬워서 여당으로 가려고 하느냐. 꼬마 민주당으로 와라”고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10주기 인 2019년 홍 전 시장이 유튜브에서 밝힌 일화입니다.

문제는 당시 국회의원도 낙선한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센’ 분이 하루 전 홍 전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다, 대통령이다”라고 먼저 선수를 친겁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 이날 김 전 대통령은 홍 전 시장에게 “YS정권에서 사정 검사를 했기 때문에 야당에 가면 안되는기라”라고 전했고, 결국 홍 전 시장은 1월 26일 신한국당에 입당합니다.

권영세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나”…洪 폭발 트리거


2023년 5월10일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홍 전 시장을 자극 한 것은 안그래도 당에 실망하고 정계은퇴까지 선언한 홍 전 시장을 겨냥한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보입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타고난 인성은 어쩔 수 없다 보다”며 “이 당에서 두 번의 대권 도전, 두 번의 광역단체장 당선, 수 차례 국회의원 당선을 한 분이 이제 와서 이러면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직전 홍 전 시장이 "다급하니 비열한 집단에서 다시 오라고 하지만 이젠 정나미 떨어져 근처에도 가기 싫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한 말입니다. 비행기에 몸을 실을 땐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다 선거가 급해지니 도움을 요청하는 당을 향해 토라진 마음을 전한 것인데 인성을 공격당하니 당의 뿌리부터 부정하기로 마음 먹었을까요



15일에 ‘노무현 전 대통령 권유를 따를 걸’이라며 여운을 남기더니 16일엔 “자신들이 국민의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며 독설의 수위가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회한과 후회가 가득한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언급하며 "저격수 노릇이 정치의 전부인 양 착각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홍 전 시장은 이어 “자고 일어나면 오늘은 무엇으로 저들에게 타격을 줄까만 생각하면서 당의 전위대 노릇을 자처할 때 나는 그게 내 역할인 양 착각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한 마디를 남깁니다. “그런데 이 당은 언제나 들일 하러 갔다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면 일 안하고 빈둥거리던 놈들이 안방을 차지 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권영세 전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의 '작심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손 편지 들고, ‘하와이 특사단’ 출국…홍준표가 “오지 마라”


국민의힘이 인성을 운운할 때 이재명 후보는 재빨리 ‘홍 선배님’을 찾았습니다.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후보는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하의 글에서 올립니다. 홍 전 시장의 구체적인 공약을 거론하면서 “선배님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특히 좌우 통합정부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그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미국 잘 다녀오시라.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잔 나누시자”라고 합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홍 전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을 찾아 홍 전 시장과 통화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높이 평가하는 한편 “협력해서 같이 할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입장이 다르긴 하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때마침 13일엔 전국 국민의힘 당원협의회에서 활동했던 '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홍사모), 국민통합찐홍, 홍 전 시장 캠프 SNS·미디어팀 등 홍 전 시장 지지자들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재명, 홍준표 총리설에 "선거중에 그런 고민 하겠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전북 전주시 와산구 청연루에서 청년 국악인들과 K-컬처 전통의 소리를 잇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마친 뒤 다음 유세로 떠나며 인사하고 있다. 전주=오승현 기자


16일엔 기자들이 이 후보에게 직접 홍준표 총리설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이 후보는 “어떤 사람을 어떤 직책에 기용할 것이냐는 건 우리가 이긴 다음에 고민하겠다”고 확답을 피했지만 그렇다고 홍 전 시장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없었습니다. 내각 구성에 대한 대답이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알고 “선거중인데 그런 고민을 하겠냐”며 “특정하게 누군가 어떤 직책 생각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는 수준으로 발언을 대신 했습니다.

홍 전 시장이 실제 총리에 오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재 수준 만으로도 두 사람 모두 충분히 남는 장사를 한 듯 싶습니다. 중도 보수 확장을 하려는 이 후보는 홍 전 시장을 품는 모습이 나쁠 게 없고 홍 전 시장도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언론 노출은 더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당장 국민의힘이 읍소하며 홍 전 시장에게 SOS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18일에는 ‘하와이 설득조’를 꾸려 미국으로 떠납니다. 홍 전 시장은 “오지말라”고 만류했지만 이른바 특사단은 김문수 후보의 진심을 담은 손 편지를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와이에서 톡톡히 남는 장사를 한 셈입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구(舊)여권 정치인 다수가 연루된 공천 개입·여론조사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어느새 다들 잊고 있었습니다. 홍 전 시장도 언급된 ‘명태균 게이트’ 수사는 아직 진행중이고 의문을 품은 국민들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입니다. 대구경찰청은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규명하고자 홍 전 시장 관련 폭로를 이어오고 있는 강혜경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을 오는 23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할 예정입니다.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의 ‘속’사정을 ‘쏙쏙’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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