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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15% 넘는 삼성도 글로벌 법인세 '사정권'…"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지나"

■ G7 글로벌 최저 법인세 도입-국내 기업 영향은

韓 법인세율 글로벌 기준보다 높지만

매출발생국 과세에 수출 대기업 긴장

해외비중 확대 네이버·카카오도 주시





미국이 불을 지핀 글로벌 법인세 개혁의 초석이 세워지면서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의 합의대로라면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들도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초 구글·애플 등 거대 IT 기업을 겨냥했던 만큼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6일 외신에 따르면 G7 재무장관들은 지난 4∼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의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법인세가 낮은 나라를 찾아 본사를 옮기거나 번 돈을 옮겨놓는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하한선을 정한 것이다. G7은 이와 함께 수익성이 좋은 대기업에 대해 돈을 버는 나라(매출이 발생하는 나라)에 세금을 내도록 했다.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글로벌 기업에 대해 영업이익 초과분의 20%를 매출 발생국에서 과세하는 식이다.

기업들은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에 대해서는 별다른 악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법인세율이 높은 편(최고 27.5%)이어서 법인세를 더 높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법인세율은 G7이 제안한 최저 세율에 비해 여유가 있어 압박이 덜하다”면서 “아일랜드나 네덜란드처럼 낮은 법인세율로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국가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발생국에서 법인세를 징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승자와 패자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법인세를 내야 할 기업들의 범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영향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라는 단서가 나온 만큼 삼성전자나 LG전자·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기업들은 손익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다. 해외 사업장이 많고 수출 비중이 높다 보니 생산과 판매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



반도체·가전·전장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5%를 넘겼으며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7~2018년에는 20%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평균적으로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라는 점을 고려해 가까스로 글로벌 법인세의 그물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도 지난해를 제외하고 최근 5년 내 영업이익률이 5%를 넘은 적이 없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세부적인 과세 기준과 업종 등이 나와봐야 알 수 있지만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 사업장을 운영 중인 만큼 이번 최저 법인세율 합의는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콘텐츠 사업 등 해외 사업 비중 확대에 총력을 쏟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업체도 이번 G7 합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합의가 조세회피처나 세율이 낮은 국가에 회사를 두는 방법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하거나 금액을 줄이는 회사를 겨냥해 이뤄진 만큼 당장 국내 IT 업계에 미칠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IT 기업은 지금 당장보다도 앞으로 회사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의 적용 대상 기준은 이익률 10% 이상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 등은 모두 대상 기업이 된다. 지난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네이버가 19.2%, 카카오가 12.5%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IT 업체가 최근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법인세 개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업체가 대체로 환영 입장을 보인 상황에서 대놓고 국내 업체가 반대 입장을 드러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희·전희윤·임지훈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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