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서울포럼D-2] "달·소행성 광물 채취 등 민간 중심 우주생태계 구축해야"

■마크 세레스 룩셈부르크 우주청장 겸 경제부 우주국장

우주탐사 선도주자 룩셈부르크

자원활용 법안 유럽 최초 제정

기업 R&D 지원 생태계 만들고

우주 투자 상품 개발에도 적극

마크 세레스 룩셈부르크 우주청장 겸 경제부 우주국장




“유럽에서 (희귀 자원의 보고인 달·소행성 등) 우주 자원 분야의 허브로 커 나가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오는 9일 ‘제3회 서경우주포럼’에서 발제하는 마크 세레스 룩셈부르크 우주청장 겸 경제부 우주국장은 6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룩셈부르크는 지난 2016년 우주자원계획을 실행하면서 우주탐사와 우주 자원 활용 분야의 선구자가 됐고 2017년 민간 기업이 추출한 우주 자원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는 우주탐사와 자원 활용에 관한 법을 제정한 유럽 최초,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국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중국·유럽·일본·러시아·인도 등 우주 강국들이 15세기 대항해 시대처럼 ‘우주판 골드러시’에 나서는 가운데 인구 60만 명 규모로 자원이 없는 나라이지만 차별화를 통해 개방적인 우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룩셈부르크는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미리 인프라를 조성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주 기업들이 달과 소행성 등 지구 밖에서 우주 광물을 채취할 경우 그 소유권을 인정함으로써 많은 우주 기업들이 룩셈부르크에 둥지를 틀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2015년 지구와 160만㎞ 거리를 두고 지나간 수백m 길이의 소행성의 경우 중심부에 약 6,000조 원의 백금이 매장됐다는 추정이 나온 바 있다. 일본과 미국이 소행성 탐사에 열심히 나서는 것도 이 같은 이유가 깔려 있다.



세레스 청장은 “룩셈부르크는 (프랑스 등 22개국이 활동 중인) 유럽우주청(ESA)에 2005년 정회원으로 가입해 기업들이 ESA 연구개발(R&D)과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정부가 기업들의 우주 자원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우주 산업 생태계가 커져 공급·수요·기술 부문에서 활약하는 약 60개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출신으로 국내에서 민간 기업 최초로 2019년 제주테크노파크에 인공위성 정보 교신처인 우주지상국을 개설한 컨택의 이성희 대표가 룩셈부르크에 해외 전진기지를 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는 “룩셈부르크는 2018년 기준으로 우주 분야에서 8억 유로의 총 부가가치를 창출했는데 이는 국가 전체 총 부가가치의 1.5%이다.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우주 분야 기여도가 유럽에서 제일 높다”고 설명했다. 룩셈부르크 우주청이 별도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지는 않아 정부 차원에서 직접 우주 자원 채취에 나서지는 않지만 각국 우주 기업이 몰려들게 하는 생태계를 갖추고 ESA와의 협력을 통해 우주 자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ESA의 아리안스페이스라는 경쟁력이 뛰어난 우수 발사체 기업이 있어 굳이 룩셈부르크 정부 차원에서 발사체를 개발하지 않고도 실익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레스 청장은 “룩셈부르크는 위성통신과 우주 자원 분야를 선도하고자 해당 분야에 강력하게 집중해 퍼스트 무버 위치를 고수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2016년 2월에 시작한 ‘SpaceResources.lu’ 계획을 통해 우주 자원 탐사와 활용 분야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했다. 그는 “우주 자원 홍보, 명확한 법규 제정, 학생 우주 교육과 기업 R&D 지원, 우주 투자 상품 개발을 통해 우주 자원 시장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현시키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룩셈부르크 내 우주 관련 기업과 기관.


룩셈부르크 우주청은 지난해 11월 ESA, 룩셈부르크과학기술연구소(LIST)와 함께 유럽우주자원혁신센터(ESRIC)를 발족했다. 그는 “미래 우주 경제뿐 아니라 인류를 위한 우주 자원 활용, 로봇 탐사와 관련된 과학기술, 상업·경제 분야 전문 기관으로서 인정받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동시에 국가 간 우주의 평화적 사용에 관한 위원회(COPUOUS) 등 국제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룩셈부르크는 1980년대 중반 민간 인공위성 운영사인 SES가 유럽 최초로 설립돼 현재 70개의 위성을 운용하며 방송, 통신, 크루즈사, 해외 정부 기관 등에 서비스하고 있다. 위성 제작업체인 럭스스페이스가 2023년 중반까지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트리톤X 헤비 초소형 위성 플랫폼 개발과 인증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ESA와 계약을 맺었다. 스파이어, 클레오스, OQ테크, 유로콤퍼짓, 엠트로닉스 등도 위성 제조, 페이로드 시스템에 사용되는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렉스 청장은 “룩셈부르크는 통신 및 통합 응용 프로그램, 내비게이션, 지구 관측, 탐사, 과학, 안전·보안 관련 ESA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며 “ESA와 함께 룩셈부르크에 유럽 우주자원교육 사무소를 열었다. 여름 학교, 해커톤 참가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룩셈부르크 졸업생들에게 1~2년간 ESA 훈련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는 우주 최강국인 미국과도 2019년 우주에 관한 양해각서(MOU) 등 공동성명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미국 주도의 국제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협정의 8개국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아르테미스는 2024년 달 궤도 국제 우주정거장(게이트웨이)을 상당 부분 건설하고 우주인들이 직접 달에 착륙해 탐사에 나서는 프로젝트로 추후 달 기지 건설과 화성 등 심우주 탐사의 베이스캠프로 활용된다. 우리나라는 우주청 등 우주 컨트롤타워가 없어 국제 우주 협력에서 애로를 겪다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했다.

세레스 청장은 “민간 기업과 우주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기 위해 2018년 우주청을 설립했다”며 “외부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주요 기술과 전문 지식의 발전을 북돋우고 룩셈부르크를 국제적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