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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끝나지 않는 육계시장 치킨게임

치킨업계 연매출 4,000억 호황인데

2010년 이후 공급과잉에 실적 악화

대부분 업체 영업이익 '1%'도 안돼

정부 닭 생산량 조절 손놓은 사이

계약농가 1마리당 순수익 79%↓





교촌과 bhc 등 치킨업계가 연매출 4,000억원 시대를 열었지만 이들에 닭을 공급하는 육계업체는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을 거치며 치킨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육계업체는 공급과잉 탓에 제값을 받지 못하고 닭을 넘기고 있는 탓이다. 육계업체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 주도의 생산량 조절 등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육계업체뿐 아니라 이들과 계약한 육계농가 역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주요 육계업체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해본 결과 하림과 올품을 제외하면 마니커, 동우팜투테이블, 체리부로 등 주요 육계업체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올품도 3,200억 원에 가까운 매출 중 영업이익이 1%도 안되는 3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육계업체 중 치킨업계 호황에 맞춰 실적 반등에 성공한 기업은 하림 한 곳뿐이다. 체리부로와 동우팜투테이블은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 상승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키웠고 마니커는 매출과 영업이익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육계 값이 상승한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하림과 체리부로 등만 영업흑자를 기록했고 마니커와 동우팜투테이블 등 대다수 육계업체는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치킨업계는 교촌과 bhc가 지난해 기준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3,1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BBQ도 영업이익이 104.6% 증가한 530억을 기록하는 등 주요 치킨업계는 매출과 수익성 모두 급성장했다.



육계업체들의 마이너스 성장은 2010년대 이후 굳어진 공급과잉 때문이다. 치킨 시장 성장에 맞춰 시장 참여자들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수입 물량도 늘었다. 닭고기 수입량은 2018년 월 평균 1만 463톤에서 2019년 1만 1,673톤으로 증가세다. 한 육계업체 관계자는 “다리와 날개 등 특정 선호부위로 구성된 제품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부위별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싼값에 다리와 날개 등이 수입되고 있다”며 “공급과잉임에도 수입물량까지 늘다보니 각 계열화업체의 부분육 재고량이 누적돼 냉동 비축물량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육계업체의 실적 악화가 계약 농가의 소득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2020년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육계 1마리당 순수익은 1년 전보다 78.8% 줄어든 38원으로 집계됐다. 총수입이 2,002원인데 키우는 데 들어간 사육비가 1,964원에 달했다. 육계 농가의 순수익은 2016년(20.7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육계 생산량 조절에 손을 놓고 있다. 정부가 쌀 등 주요 농작물의 수급조절을 해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닭고기 소비량이 많은 국민 특성을 고려해 닭고기 가격이 하락함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탓이다. 심지어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닭 생산량 조절을 협의한 육계업체에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달 전원회의를 열어 하림, 마키커, 체리부로 등 7개 육계업체의 가격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여부 및 수준을 정할 계획이다. 육계업체 관계자는 “치킨업계가 지난해 호황을 맞았지만 육계 농가와 육계업체는 공급과잉으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지 못했다”며 “육계의 적절한 가격을 보장받기 위해서라도 정부 주도하의 생산량 조절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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