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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정책
이준석, '공정·변화·실력' 내세워 사상 첫 30대 당 대표···기성 정치판 대변화 예고

■ 국민의힘 새 대표 이준석…헌정사상 첫 30대 당수

당원투표·여론조사 44% 득표

李 "대선승리 위해 공존" 일성

내년 대선판에도 대변화 예고

이준석호, 당직 인사 첫 시험대

계파성 짙은 인물 땐 '파열음'

국민의힘 이준석 새 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36세에 국회의원 당선 경험도 없는 ‘무관’의 이준석 후보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에 선출됐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여야를 통틀어 30대 당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거대 여당의 ‘내로남불’과 불공정에 맞서 ‘공정’과 ‘변화’를 외친 이 후보가 승리하면서 내년 대선에서도 메가톤급 지각 변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후보의 당선은 한국 정치의 대변화를 예고하면서 정치사를 새롭게 할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는 선거인단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해 총 43.8%를 득표해 당 대표에 선출됐다. 2위인 나경원 후보(37.1%)와는 6.7%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 신임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37.4%를 얻어 나 후보(40.9%)에게 뒤졌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8.8%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당권을 거머쥐게 됐다.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 신임 대표는 정치 변화의 열망 속에 헌정 사상 첫 30대 당 대표에 올라 제1야당을 이끌게 됐다. /성형주기자


이 대표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공존”이라며 ‘비빔밥론’을 꺼냈다. 그는 “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10가지가 넘는 고명이 각각 먹는 느낌과 맛·색채를 유지하면서 밥 위에 얹혀 있을 때”라며 “우리는 비빔밥의 고명을 갈아버리지 않기 위해 스테레오타이핑, 즉 ‘다움’의 강박관념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다움’ ‘청년다움’ ‘중진다움’ 등이 사라져야 내부 혁신을 이룰 수 있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열풍이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평가했다. 진보 대 보수로 갈렸던 정치권의 이념 대결이 내년 대선에서는 청년 대 중장년의 세대 대결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보수야당이 20·30대 청년층을 흡수해 ‘노쇠한 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중도층에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청년·여성할당제 폐지와 공정성 강화 등을 주장했는데 정책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에 따라 청년층의 민심도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외국에서는 보수정당이 젊은 정치인을 선호하고 육성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31세에 오스트리아 총리에 오른 제바스티안 쿠르츠, 43세에 영국 보수당 당수와 총리에 오른 데이비드 캐머런처럼 국민의힘이 젊은 정치인을 발탁하고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어 “국민의힘이 이제 (새로운 정치 변화의) 첫 걸음을 뗐다”며 “이 대표가 26세에 정치권에 입문한 지 딱 10년 만에 당 대표가 된 것은 우리도 정치인 육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보수정당이 젊은 정치인을 선호하고 육성하는 경향이 강한 외국 사례는 많다”면서 “31세에 오스트리아 총리에 오른 제바스티안 쿠르츠, 43세에 영국 보수당 당수와 총리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처럼 국민의힘이 젊은 정치인을 발탁하고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3無 : 캠프 사무실·대량 문자발송·지원차량
돈많이 드는 대형 선거캠프 거부
지하철·ITX 등 타며 전국 유세
"MZ세대에 영남 60대도 李 찍어"
李 "朱·羅에 역할" 공존 강조도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연합뉴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대표는 선거운동 초반부터 캠프 사무실, 대량 문자 발송, 지원 차량을 없앤 ‘3무(無) 전략’으로 기존 정치권에 바람을 일으켰다. 또 공정·실력·변화를 앞세워 헌정 사상 첫 30대 제1 야당 대표가 됐다.

이 대표는 대규모 보좌진과 선거 인력을 동원하던 기존 여의도 당권 선거를 거부했다. 당원은 물론 국민들은 이런 그에게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정치권 세대교체의 중심에 선 이 대표는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관대해져야 하고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선 후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욕부터 하고 시작하는 야만은 사라져야 한다”며 ‘공존의 정치’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공존을 앞세워 야권 대통합을 이뤄 대선 승리를 쟁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시작부터 바람을 일으킨 이 대표의 대세는 굳건했다. 전국적인 조직을 가진 국민의힘의 선거는 당원 투표(70%)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당권에 도전한 인사들은 국회 앞은 물론 전국에 사무실과 실무자를 두는 대형 캠프를 꾸린다. 수천만 원을 들여 전국의 수십만 당원에게 선거 문자를 보내고 선거 기간 수많은 보좌진에게 둘러싸여 전국을 누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선거 출마 선언 후에도 가방을 메고 지하철과 ITX 등 열차를 타고 선거운동을 다니며 기존 정치권에서 행해지던 ‘매머드 선거 캠프’라는 여의도 선거 공식부터 거부했다. 이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소위 “‘실탄(돈)’이 없으면 선거를 할 수 없다”는 관행을 깨고 약 1억 원의 선거 비용으로 당선된 오세훈식 ‘저비용 선거’보다 파격적인 전략이었다.



여의도식 정치와 다른 길을 걸은 이 대표는 곧바로 정치권 변화의 중심이 됐다. 선거 내내 나온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보이며 ‘이준석=변화’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전통 보수 지지층인) 영남의 60대도 당 대표로 이준석을 택했다”며 “2030으로의 세대교체 선언”이라고 ‘이준석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사회 갈등의 조정 기능이 상실되고 부동산 등 민생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이 청년 정치인 이 대표에 대한 지지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특히 취업난과 자산 격차에 분노하고 있는 2030세대는 이 대표가 내세운 ‘실력주의’에 호응했다. 2011년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재로 영입해 정치권에 들어선 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 번 낙선한 ‘0선’으로 보수정당의 주류인 ‘영남권·중진’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선거 기간 진행된 TV 토론에서 중진 후보들이 지적한 계파 논란과 관록 부족 등을 거침없는 언변으로 이겨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실력에 시대적 가치인 ‘공정’을 더하면서 청년층의 굳건한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는 공정과 경쟁의 가치를 젊은 세대에게 보여주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조직을 꾸린 뒤 당 대표 선거에서 승리하고 주요 당직을 나누는 관행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비전 발표회에서 “당직이든 공천이든 못 나눠서 공천 학살을 자행하고 미래 세대에 아무것도 주지 않은 채 헛공약만 남발했다”며 “당직을 약속한 후보는 사퇴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 젊은 세대는 치열한 경쟁 때문에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2년·3년을 수험 생활한다”면서 주요 당직을 공개경쟁으로 선발하겠다고 약속하며 ‘낙하산 당직’과 ‘공천 나눠 먹기’ 등 불공정한 관행을 혁파하겠다고 했다. 실력과 공정을 앞세워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정치권에 태풍이 됐고, 결국 이 대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30대 교섭단체 정당의 대표가 되면서 역사를 다시 썼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30대 당수는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정도밖에 없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30대 지도자가 나오는 일은 드물다”고 강조했다.

당수에 오른 이 대표는 ‘공존의 정치’를 내세웠다. 이 대표는 혈혈단신으로 당 대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중진들과 격한 신경전을 벌였다. 또 선거 기간 내내 이른바 ‘탄핵 정국’ 이후 정치적 행보를 함께한 유승민 전 의원에게 묶여 ‘계파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공존’을 앞세워 선거 기간 분열됐던 당심을 수습하고 나아가 대선의 선봉장으로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대통합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취임하며 “우리의 지상 과제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자였던 나경원 후보와 주호영 후보에 대해 “중차대한 역할을 부탁할 것”이라고 했다. 또 “다양한 대선 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성 인물 땐 파열음…
이준석號 '당직인사'가 첫 시험대
◆이준석號 과제는
막강 권한 '사무총장 인선' 주목
중진 충돌 등 조율 여부에 달려


이준석호(號)의 첫 시험대는 당직 인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1 야당이자 최대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의 간판이 30대의 이준석 대표로 바뀐 만큼 당헌에 따라 당수를 보좌하는 수많은 보직을 임명해야 한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당직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계파와 지역 갈등, 더 나아가 원내 중진들과의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선출되자 주요 당직자들이 줄줄이 사의를 밝혔다. 당 대변인을 맡아온 배준영 의원이 “이제 국민의힘 대변인으로서 임무를 마친다”며 사퇴 인사를 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실상 제가 정책위의장으로 참석하는 마지막 회의”라며 “끝까지 소임에 충실하려 노력했고, 적극적 협조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공식 취임한 후 업무에 돌입하면 당의 주요 당직자들이 줄줄이 사퇴하거나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지도부가 이준석 체제로 변경되기 때문에 이에 맞는 인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변화와 쇄신 바람을 안고 당수에 오른 만큼 인사 역시 파격적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대표가 막강한 권한을 가진 지명직 최고위원과 당 사무총장 등에 대해 공개경쟁 방식을 택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직 한 석에 대해 “이미 안이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당직에 대한 잠정적인 인사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내놓은 인사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기간 와중에 ‘유승민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만약 이 대표가 계파성이 짙은 인사를 최고위원직에 지명할 경우 바로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당 대표가 특정 인사를 지명해도 당헌상 다른 최고위원(원내대표, 선출직 4인, 선출직 청년 1인)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국민의힘은 당헌에 당내 모든 주요 결정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치게 명시해놓았는데 논란이 되는 인물을 지정할 경우 다른 최고위원들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 갈등의 도화선이 당 사무총장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무총장은 당의 전략과 조직·홍보·인사·재정에 대한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특히 전국 지역 정당에 대한 관리와 인사는 물론 지원할 재정까지 틀어쥐고 있다. 이 대표가 당 사무총장에 계파성이 강한 인물이나 청년 정치인을 임명할 경우 당내 주요 중진 의원들과의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 대표가 당무 감사를 통해 전국 지역구 기초의원 공천 등에 힘을 행사하는 당협위원장을 대거 물갈이하면 당내 반발이 거세질 수 있다. 국민의힘의 한 당직자는 “현재 사무총장이 이 대표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당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당 사무총장 인사에 따라 당의 전국 조직이 들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심을 겨냥해 당을 운영하면 ‘변화·개혁·혁신’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못하고, 자신의 역할을 하자니 당 운영이 안 된다는 딜레마에 상당히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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