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가 살아있음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 이번 음악제의 키(Key)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손열음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평창대관령음악제 주제를 이같이 설명했다. '제18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다음 달 28일부터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를 시작으로 강원도 일대에서 진행된다.
음악제의 주제는 '산 ALIVE'다. 우리나라에서 산이라고 하면 누구나 강원도를 떠올린다. 공교롭게도 음악제의 주무대가 강원도이고, 손 감독의 고향 역시 강원도다.
손 감독은 "한국인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음악제를 준비하게 된 상황 속에 가장 한국적인 풍경은 무엇일까 머리 속에 그려보게 됐다"며 "'산'이라는 단어를 소리 내 발음했을 때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죽은'의 반대말인 '산', 즉 얼라이브(Alive)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둘을 엮다 보니까 전염병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세상에 살면서 삶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됐고, 산을 넘는 것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알레고리가 음악제의 근간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음악제는 13회의 메인콘서트와 2회의 스페셜콘서트, 7회의 찾아가는 음악회, 아티스트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전 공연이 매진된 데 이어 올해 역시 티켓 판매를 시작한 첫날부터 일부 공연이 매진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무대로는 8월 2~3일 공연되는 '산 vs 죽은(Alive vs Dead)'이다. 스트라빈스키의 3대 발레 음악으로 꼽히는 '페트루슈카'와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를 손 감독과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연주한다.
특히 '달에 홀린 피에로'는 국내에서 연주된 적이 거의 없는 작품이다. 손 감독은 “음악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쇤베르크 작품을 꼭 다뤄보고 싶었다”며 “불과 일 년의 시간 차를 두고 세상에 나온 20세기 초 두 대작이 그려내는 몽환적인 세계가 서로 다른 듯 맞닿아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다음 달 30일 공연되는 '별'도 주목할만하다.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손열음의 첫 듀오 무대로 꾸며지는 공연으로, 리스트의 '페트라르카의 소네토 123번'과 코플랜드의 '엘 살롱 멕시코', 라벨의 ‘라 발스’, 버르토크의 '두 대의 피아노와 타악기를 위한 소나타' 등이 연주된다.
손 감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예전처럼 해외 아티스트들도 초청하고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확실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음악제를 준비했다"며 “작년보다 더 화려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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