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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핸 시급 표기도 못 정해…속도 못 내는 내년 최저임금 심의

3차 전원회의 열렸지만, 임금 결정단위 다음 회의로

임금수준·차등적용 논의도 못해…작년 속도와 대비

노사 최저임금 두고 입장차 확인…4차 회의 22일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왼쪽부터),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1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3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박준식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는 내년 최저임금 심의가 예년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인상 수준을 두고 어느 때보다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어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속도, 과정 모두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정부세정총사에 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지만,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액 결정단위는 시급과 월급 중 어느 방식으로 표기할지를 정하는 기초 논의로 매년 안건에 오른다. 이날 회의에서 근로자위원은 월급으로 결정하고 시급으로 병기하자고 주장했고 사용자위원은 시급으로만 결정하자고 맞섰다. 이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은커녕 최저임금을 사업별로 구분 적용하는 상정안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작년 최저임금위는 2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단위를 정하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까지 공개됐다. 최저임금위는 최초 요구안이 도출돼야 인상과 인하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가 시작됐다.

올해 최저임금위의 느린 심의는 예고됐던 결과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전면 교체를 요구하던 노동계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단체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전원은 2차 전원회의에 불참했다.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은 이날 회의에 복귀했지만, 회의는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논의가 진척이 없자 회의를 빨리 마무리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심의 속도는 느리지만, 경영계와 노동계 측의 대표 위원은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각각 동결과 대폭 인상이란 입장을 피력하면서 날선 공방을 예고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 30% 올라 시장 부담이 가중됐고 코로나 팬데믹 탓에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의 수용 여력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최근 한 설문에서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이 폐업을 고려할 정도”라고 인상 불가론을 폈다. 임금을 주는 주체인 기업의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다른 사용자위원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인 면과 반대되는 면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해묵은 문제인 구분적용도 논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경영계는 규모와 업종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 도입을 요구해오고 있다. 노동계는 이 방안이 최저임금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왼쪽)가 1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3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비혼단신 노동자 1인 생계비는 209만원 수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면), 올해 최저임금 보다 약 30만원이 낮다”며 “내년 최저임금에는 최저 생계비가 적극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사실상 1만원 인상론을 폈다. 그는 “임시 일용직과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못했다”며 “소득불균형과 양극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근로자위원인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2년간 (최저임금) 결정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이 악화됐다”며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문제가 아니라 대중소기업 원하청 거래가 핵심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요인이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대변되는 불합리한 원하청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1만원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2018년(적용 연도 기준) 16.4%, 2019년 10.9% 인상됐지만, 지난해 인상률은 2.9%로 꺾였다. 올해는 역대 최저 수준인 1.5%로 떨어졌다. 시급 기준으로 8,720원이다.

4차 전원회의는 22일 열린다. 노동계는 이르면 내주 요구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저임금 고시 일정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위는 내달 중순까지 최저임금 심의를 마쳐야 한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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