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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IB씨] 신세계의 휴젤 인수추진…성공과 실패의 M&A 역사, 결실로?

비디비치 인수로 화장품 사업 진출 후 매출 100배 성장

폴푸아레 인수는 200억 적자 후 5년만에 청산





이번주에는 신세계 그룹 남매 경영인의 굵직한 인수 추진이 시장을 달궜네요. 그 중에서도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주)신세계의 휴젤 인수 추진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백화점 사업을 하는 (주)신세계가 휴젤을 보유한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인수를 협의 중이라는 시그널 기사가 화제였습니다.

백화점이 보톡스 기업을 인수한다? 언뜻 어떤 시너지를 위해 인수했을 지 감이 오지 않는데요. 저희 취재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키워드는 뷰티사업 입니다. 신세계는 백화점 외에 신세계인터네셔털을 통한 국내외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 사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들어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영역은 뷰티사업입니다. 휴젤의 주력 제품인 톡신과 필러는 미용성형에 주로 쓰이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입니다. 일단은 뷰티사업 확장을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주)신세계(백화점)을 주축으로 신세계인터네셔널·신세계 톰보이(패션·뷰티), 신세계사이먼(아울렛),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시그나이트파트너스(벤처투자)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번째 키워드는 중국입니다. 신세계인터네셔털의 뷰티 브랜드 중 매출 주축을 차지하는 것이 ‘비디비치’ 인데요. 비디비치는 중국에서 ‘쁘띠샤넬’로 통합니다. 중국의 인플루언서 ‘왕홍’ 을 통해 알려지며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중국사업이 비디비치 한 번의 성공에 그치지 않으려면 막 발걸음을 뗀 중국의 미용성형 시장에 진입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미간 주름용 보톨리늄 톡신의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중국의 사환제약과 유통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앞으로 다른 품목으로까지 허가를 늘려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성공한다면 시장 선점의 이득을 가져갈 수 있겠죠.

휴젤은 보톡스라 불리는 보톨리늄톡신과 HA필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8년 넘게 보톡스를 갖고 분쟁을 벌이면서 어부지리를 본 덕도 있습니다.


신세계는 크고 작은 인수합병으로 기업의 영속성을 끌어왔습니다. 백화점을 채우는 패션과 뷰티는 브랜드의 유지기간이 길어야 3년 입니다. 끊임없이 트랜드를 이끌어 가야하는 사업을 받치기 위해 신세계도 다양한 딜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비디비치는 신세계의 대표적인 M&A 성공 사례 입니다. 비디비치는 2005년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씨가 만든 색조화장 전문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만든 1호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죠. 그 때까지 신세계인터네셔널은 주로 해외 명품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주로 다루는 패션 수입업체였는데요. 2012년 비디비치 지분 70%를 60억원에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뷰티사업에 진입하게 됩니다.

비디비치는 중국에서 쫀쫀한 거품으로 인기를 모은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 모델로 왕대륙을 기용했습니다.




비디비치는 인수 당시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신세계는 110억 원을 추가로 투자했지만, 3년이 지나도록 적자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신세계는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사를 세워 화장품 제조에도 뛰어듭니다. 뷰티사업을 향한 정 사장의 뚝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비디비치는 2017년부터 흑자로 전환하더니 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면세점을 통한 중국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죠. 비디비치를 인수했을때 신세계는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사업에도 진출했는데요. 양자가 5년 후 시너지를 낸 것입니다.

코로나19여파로 매출이 줄긴 했습니다만, 2017년 매출 23억 원에 불과했던 비디비치가 2019년 2,200억 원, 지난해에도 1,33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신세계 M&A 사례 중 폴푸아레는 기대에 못 미친 축에 속합니다. 폴푸아레는1900년대 초반 프랑스 패션계를 주름잡던 디자이너입니다. 당시로선 미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샤넬과 동급으로 비교됐습니다. 하지만 폴푸아레는 1924년 이후에는 샤넬에 밀려 상표권만 남은 채 사라지다시피 한 상태였습니다. 패션을 전공한 정유경 사장은 2015년 이 폴푸아레를 완전히 인수해 부활을 모색했습니다. 보통 패션 유통업체가 명품 브랜드의 국내 판권만 인수한 것과 달리 폴푸아레의 유럽·미국·아시아 판권을 사들였습니다.

저 풍채좋은 남자분이 바로 디자이너 폴 푸아레 입니다. 보시다시피 1920년대 옷이라고 보기엔 굉장히 앞서갔죠.


안타깝게도 폴 푸아레는 신세계의 손에서도 살아나지 못했습니다. 2019년 매출이 고작 14억원에 불과했고 누적 영업적자는 200억 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2020년 11월 프랑스 법인을 청산하며 패션 사업을 일단 접었습니다. 다만 이번에 내놓은 새 고급 화장품 브랜드의 이름이 ‘뽀아레’ 입니다. 네, 그 폴 푸아레를 다시 갖다 쓴 것입니다. 이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신세계가 인수한 폴푸아레의 컬렉션 의상입니다. 안타깝게도 당분간 새로운 컬렉션을 보기는 힘들겠지요.


최고 2조 원에 이를 휴젤 인수는 (주)신세계 역사상 최대 빅딜입니다. 그동안 신세계의 딜 중 가장 큰 건은 1,900억 원 규모의 까사미아 인수였습니다. 이들의 M&A 흥망성쇠 끝 결실이 휴젤이 될 지 자뭇 궁금해집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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