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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내느니 사자"…조급해진 30대, 서울 아파트 42% '영끌'

[더 꼬이는 주택시장]

■ 규제發 전세소멸 현실화

잠잠하던 2030 패닉바잉 부활 조짐

노원·중구 등 매입비중 50% 넘어

강남·강동, 한달새 증여 두배 껑충

임대인 규제 강화에 전세난 가속

결국 서민 주거환경 악화로 이어져

서울 마포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시세판./연합뉴스




최근 들어 주택 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매매 및 전세 가릴 것 없이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잠잠했던 2030세대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마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월세 시장에서는 월세 비중이 급격히 늘고, 고가 지역에서 ‘부의 대물림(증여)’도 다시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후유증이 누적되면서 불안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평가된 집값이 또 상승할 여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거품 경고음도 커지는 셈이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근본적으로 매수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는 심리를 형성해야 한다”며 “결국에는 확실한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월세로 내몰리는 세입자들=30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5월까지 이뤄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9.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세 거래 비중은 29.9%였다. 1년 만에 10%포인트 급등하면서 전세 소멸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과 보유세 강화 등의 정책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됐다고 지적한다. 보유세 인상분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임대인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또 전월세신고제로 임대 소득이 그대로 드러나게 됐다는 점도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겼다는 해석이다. 서 교수는 “결국 정부 규제 부작용으로 보증부 월세 계약이 늘어남으로써 서민들의 주거 환경만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잠잠했던 2030세대의 ‘영끌’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이 40%선을 넘긴 42.1%를 기록했다. 올해 1월(44.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4월 30%대로 떨어지며 잠잠해지는 듯했던 젊은층의 ‘영끌 매수’가 반등한 것이다. 경기도 지역도 이 비중이 4월 34.6%에서 5월 36.8%로 증가했다.





◇다시 살아나는 패닉 바잉=2030세대의 매수 비중을 보면 서울 내 일부 자치구에서는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구의 경우 53.8%로 과반을 기록했고 강서구(52.1%), 성동구(50.9%), 노원구(50.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대부분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다. 지난해 시장을 휩쓸었던 젊은 세대들의 공황 매수가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통해 매수세를 잠재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7월부터 연말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인천 계양 등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주요 택지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3만 2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나오는 사전 청약 물량 중 절반가량인 1만 4,000가구는 신혼희망타운으로 공급된다. 하지만 정부의 전략은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고가 지역은 증여가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6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큰 폭으로 오르자 그 직전까지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돌입한 집주인들이 많아진 것이다.

부동산원의 5월 통계를 보면 서울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1,261건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4월의 수치 1,528건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1,000건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의 경우 4월 75건으로 100건이 채 안됐던 증여 건수가 5월 들어 171건으로 늘었다. 한 달 새 2.3배가량 껑충 뛴 것이다. 마찬가지로 ‘강남4구’에 속하는 강동구의 아파트 증여 건수도 4월 79건에서 5월 172건으로 대폭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전국 집값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자료에서 하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이 1.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도권 주택 가격은 1.6% 오르고, 지방은 1.3% 상승할 것으로 건산연은 예측했다. 연간 상승률로 보면 전국이 올해 5.5% 올라 지난해 상승률(5.4%)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6.5% 상승하고, 지방은 4.4%로 지난해(4.3%)보다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인한 전세 매물 잠김 효과로 전국 전셋값은 하반기에도 2.3%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전셋값 상승률은 5.0%로 지난해(4.6%)보다 오름폭이 커질 것이라고 건산연은 전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집값이 고점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매도인 입장에서는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유인이 줄어들었고, 다주택자 비율이나 증여 거래 추이를 볼 때 수요보다 매물이 적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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