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그널]입찰가 너무 높아 재입찰? 대우건설 '황당한 매각'

중흥건설 '5,000억 差' 불만 제기

산은, 공정성 시비 없앤다며 되돌려

IB업계에선 "가격 낮추려는 꼼수"

2일 오후 3시까지 가격 제시해야





본입찰까지 끝난 대우건설(047040) 매각이 재입찰 절차를 밟는다. 1·2위 간 제안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게 이유인데 재입찰 이후 대우건설이 누구 품에 안기더라도 논란은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는 전날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재입찰을 결정하고 이를 인수 후보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따라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2일 오후 3시까지 인수 가격을 다시 한번 제시해야 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한 공정성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재입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이나 KDB인베스트먼트가 공개 매각 과정에서 본입찰 후 또다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자칫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끝냈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 3,000억 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 8,000억 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1·2위 업체의 가격 차이가 5,000억 원에 달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대우건설 매각가가 약 2조 1,000억 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흥건설 제안 가격은 이를 크게 웃돌았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높은 가격 차이가 되레 매각의 발목을 잡았다.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이 2위와의 가격 차가 너무 큰 데 대해 부담을 느낀 것이 결정적이었다. 재입찰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은 정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중흥건설이 경쟁 후보보다 5,000억 원이나 높은 가격을 쓴 데는 호반건설의 영향이 컸다. 지난 2018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던 호반건설이 본입찰에 임박해 산업은행과 인연이 깊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자 위기의식을 느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베팅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호반은 참전하지 않았고 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의 가격 차만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KDB인베스트먼트는 중흥건설에만 가격 조정 기회를 주면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이를 두고 형평성을 지적할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쪽의 요구만 수용할 경우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재입찰 결정이 되레 논란을 증폭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가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이 공개 매각을 진행하면서 재입찰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설명에 IB업계는 ‘입찰 회사의 판단에 따라 가격을 써낸 것인데 왜 공정성 여부를 언급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설령 재입찰을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이 되더라도 논란의 여지는 또 남는다. 최종적으로 탈락한 후보는 물론 노조나 시민 단체 등에서 특혜성 시비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이 너무 낮아서 재입찰을 하는 사례는 봤지만 가격이 높아서 재입찰하는 사례는 처음 본다”면서 “가격을 낮추려는 어처구니없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우건설의 한 관계자는 “원칙 없이 입맛에 맞게 진행한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밀실 매각에 일반적인 절차를 벗어나 짜고 치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2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