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경찰의 집결 차단 시도에도 3일 서울 종로에서 기습 시위를 강행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께 조합원들에게 "여의대로 진입이 원활치 않아 장소를 긴급히 변경한다"며 오후 2시 종로로 집결시켰다.
앞서 민주노총은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강행하기로 했으나 경찰과 서울시의 집회 금지로 일대 차량이 통제되고 국회 앞과 여의도 대로 등 여의도 곳곳이 봉쇄되자 장소를 변경했다. 이 같은 장소 변경에 서울교통공사는 오후 1시 50분께부터 1·3·5호선 종로3가역을 무정차 통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노조원은 현장에 도착했고 이 때문에 종로3가역 1∼2번 출구 근처 인도는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인파로 북적였다. 경찰 '차벽'과 펜스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들이 도로로 내려오자 버스와 인파가 뒤엉켜 순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가방에서 모자와 붉은 머리띠, 조끼를 꺼내 입고 사전에 배포한 피켓을 든 채 오후 2시께 종로2가 종로타워빌딩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자체 추산 8,000여명 조합원들은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비정규직 철폐와 구조조정 중단, 최저임금 인상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투쟁가를 불렀다.
민주노총은 오후 2시 40분께 종로2가 사거리부터 종로3가 사거리까지 차로 4∼6개를 점유하고 앉아 전종덕 사무총장의 진행 아래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213개 부대를 동원해 도심과 한강 다리 등에서 임시 검문소 59곳을 3중으로 운영하는 등 경계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나왔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거리두기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사회자가 "너무 촘촘히 붙어있으니 양옆 간격을 벌려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우려에 전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아 집회 자제를 당부했지만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김 총리는 집회 강행시 엄정 대응하겠다는 대국민 담화문을 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hj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