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를 수사 중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가 원인·책임자 규명 수사 분야의 1차 수사 결과를 당초 참사 한 달 뒤 시점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내주 발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일 광주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참사 발생 한 달째인 오는 9일 전후 1차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지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늦어도 7월 초까지 1차 사고원인 분석 결과를 수사본부에 보내고, 종합 결과는 20일께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과수는 내부사정 등을 이유로 '1차 발표 없이 20일께 최종 결과만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수사본부 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의 과도한 살수(물뿌리기) 지시가 철거 건물 붕괴에 영향을 끼쳤는지 등 사고원인에 대한 1차 분석 결과를 받아야 관련자들의 책임성을 입증하는 수사도 진전이 가능하다. 이에 수사본부는 1차 결과 통보 여부를 국과수와 협의하는 중이다.
경찰은 사고 원인 분석과 별도로 관련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입증을 위한 책임자 규명 분야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을 구속하는 등 신병 처리를 일부 진행한 경찰은 나머지 업체 관계자들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에 대한 혐의 규명에 힘쓰고 있다.
원인·책임자 규명 분야 수사와 별도로 진행 중인 재개발사업·계약 관련 비위 수사는 현재 압수품을 분석하는 등 기초 수사 진행에 집중하고 있어 결과 도출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통보받지 못하면, 책임자 규명 수사도 지연될 수 있어 1차 분석 결과라도 먼저 국과수로부터 받을 수 있게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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