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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고 대외건전성” 운운 말고 인플레 쇼크 대비해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5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대외 건전성을 보이며 대외 부문이 빠르고 강한 경제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높은 국가신용 등급을 견지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낮은 18bp(1bp=0.10%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같이 자화자찬했다.

홍 부총리가 이렇게 높은 평가를 내릴 정도로 대외 부문이 좋아지고 국가 경제가 정상 궤도에 진입했는지 의문이다. 당장 단기 대외 채무 잔액은 1분기 말 현재 1,657억 달러로 금융 위기였던 2008년 3분기(1,878억 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도 37.1%로 전 분기보다 커졌다. 예상치 못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단기 외채 급증은 자본 건전성 문제로 이어져 대외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가·기업·가계 부채가 급증한 우리 경제는 여전히 취약하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다. 상반기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6% 오르며 1991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파 가격은 156.6%까지 급등했다. 국제 유가는 고공 행진을 계속해 배럴당 70달러 중반대까지 올랐으며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에 유동성이 이미 넘치는 상황에서 물가 급등까지 겹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심각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쇼크가 초래할 연쇄 위기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고 ‘빠르고 강한 경제 반등’ 운운하며 현실을 호도하는 것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현금 퍼주기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정부가 33조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추진하고 내년에 600조 원이 넘는 초슈퍼 예산을 준비하는 것이 그 증거다. 지금은 경제 허리띠를 조일 시점이지 파티를 즐길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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