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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최저임금 과속 인상의 악순환’ 역설 모르나


최저임금위원회가 12일 밤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16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8,720원)보다 5.1%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 원’ 대선 공약은 무산됐지만 동결 혹은 인상 최소화를 촉구한 경영계의 호소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편의점·외식 업계는 13일 “코로나19 위기에 최저임금 인상마저 겹쳐 자영업자와 근로자 모두 버티기 어렵게 됐다”고 반발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현 정부는 근로자를 위한다면서 출범 초기부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 주도 성장 정책 실험을 했다. 인상률이 2018년 16.4%, 2019년 10.9%에 이르는 등 처음 2년간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했다. 내년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 임기에 총 41.6% 올리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되레 자영업자의 몰락과 일자리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자리 감소로 청년 체감 실업률은 5월 기준 24%에 이르렀다. 영세기업의 임금 지급 여력이 떨어져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근로자(최저임금 미만율)가 늘어나는 역설마저 벌어졌다. 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8년 15.5%, 2019년 16.5%로 계속 상승했다. 이런데도 최저임금을 또 5%가량 올린 것은 근시안적 결정이다. 경기회복을 고려했다지만 내년에 코로나19가 종식될지는 불투명하다.

현재와 같은 기조로 최저임금이 계속 결정되면 ‘임금 인상→자영업자 몰락과 일자리 참사→저성장’의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 및 체계를 바꿔야 한다. 기준에 사용자 지불 능력 항목을 추가하고 업종별로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매년 갈등이 되풀이되는 최저임금위 결정 체계도 전문가 중심의 구간설정위와 노·사·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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