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올해부터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감면 기준을 공시가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지만 실제로 납부하는 재산세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하고 여기에 맞춰 공시가격도 큰 폭으로 뛰면서 세 부담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새롭게 공시가격 감면 구간에 들어간 6억~9억 원 주택 소유자들 사이에서는 재산세가 전년보다 늘어났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7월 부과된 서울 재산세 규모는 총 2조 3,098억 원이다. 이 중 주택분(50%) 재산세는 1조 6,546억 원을 기록했다. 7월분 주택 재산세는 전년에 1조 4,283억 원 규모였는데 올해는 15.8%(2,263억 원)가 늘었다. 7월에는 주택분 재산세의 50%, 비주거용 건물, 항공기 등이 납부 대상이다.
주목할 점은 올해부터 재산세 감면 대상이 기존 ‘공시가격 6억 원 이하’에서 ‘9억 원 이하’로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에 주택으로 과세된 367만 7,000건 중 40.2%인 147만 7,000건이 감면 혜택을 받았는데 전체 주택분 재산세는 오히려 늘어났다.
재산세 감면 대상이 늘었지만 부과된 재산세 총량은 오히려 증가한 아이러니는 ‘공시가격 급등’에서 비롯됐다. 잇따른 부동산 실정으로 집값이 무섭게 오른 데다 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정책’으로 공시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공시가격이 공동주택 19.89%, 단독주택은 9.83% 올랐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시세와 공시가격이 재산세 감면분을 덮고도 남을 만큼 올랐다는 의미”라며 “집값 상승과 공시가 현실화의 영향으로 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재산세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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