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등 일부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이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출 갈아타기 대출비교 플랫폼에 불참하기로 했다. 대출 갈아타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시중은행과 이를 뺏으려는 ‘빅테크’간 진용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이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로 한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대출 비교서비스에 인터넷전문은행 3곳 중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불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빅테크 VS 시중은행… 개별적으로 ‘비교플랫폼’ 참여할 듯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은 하나의 시스템에서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상품 이동을 중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금융결제원이 구축하고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에 카카오페이나 토스·핀다·핀크 등 핀테크 업체가 참여하는 ‘비교 플랫폼’을 얹는 방식이다. 비교 플랫폼에 참여한 업체의 서비스를 통해 각 금융기관의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한 뒤 창구 방문 없이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이자가 싼 대출로 곧바로 갈아탈 수 있다. 그간 쉽지 않았던 대환대출을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는 셈이다. 오는 10월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출범도 전이지만 비교 플랫폼을 두고 시중은행과 빅테크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시중은행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비교 서비스를 만들어 플랫폼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지난주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카카오페이나 토스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에 참여하게 되면 수수료 지불 등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궁극적으로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게 시중은행의 우려다.
반면 계열회사를 통해 대출비교 서비스를 이미 구축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기존 서비스를 통해 비교 플랫폼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은행 중엔 대출 비교 서비스가 없는 케이뱅크만 은행권 독자 서비스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금리 경쟁 어려워져… 결국 소비자가 피해
결국 이 같은 갈등의 부작용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신용대출의 경우 이미 카카오페이나 토스, 핀다, 핀크 등의 대출비교 서비스가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더욱이 신용대출은 차주의 신용등급에 따라 업권간 금리 차이가 크다. 비교 플랫폼이 빅테크 주도 서비스와 시중은행 중심의 서비스로 양분되더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이 각각의 비교 서비스에만 상품 노출을 할 경우 당초 금융당국이 노렸던 ‘원스톱 대출 갈아타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가능하더라도 이중으로 비교를 한 뒤 대환대출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간 주택담보대출 금리 경쟁이 사실상 무산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이 주담대로까지 언제 확장될지는 아직 미정인 상황이다.
당국 “자율적 영역”… 은행권, ‘마이데이터’ 허가는 얻어야
당국은 비교 플랫폼 선택은 각 금융기관의 자율적 영역인 만큼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독자적 대출 비교 서비스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10월 출범과 함께 비교 플랫폼에 참여할 서비스는 2~3곳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독자적 서비스를 구축하든 기존 핀테크 업체와 제휴에 참여를 하든 계약의 영역인 만큼 당국이 이래래 저래라 할 수 없다”며 “비교 플랫폼에 어떤 서비스가 참여할 지는 각 업권이 참여하는 협의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이 출범하더라도 곧바로 은행권이 독자 서비스를 개시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은행별로 수수료나 비용, 구축방향 등의 기본 요건을 협의한 뒤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금융당국으로 부터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허가를 받아야만 서비스 개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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