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충주의 한 분양 단지는 지역 내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일반공급 1순위 접수에서 265가구를 모집했는데 무려 2,300명에 달하는 신청자가 몰렸다. 하지만 특별공급은 분위기가 다르다. 자녀 셋 이상인 다둥이 가구를 대상으로 한 ‘다자녀’ 특별공급의 경우 전용 77㎡ 주택형에서 총 15가구를 모집했는데, 단 한 가구만 청약을 넣었다. 총 33가구가 배정된 전용 84㎡ 유형도 10가구가 지원하는데 그쳤다.
다자녀·신혼부부·노부모 부양 가구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무주택자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기 위해 정부가 ‘특별공급’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특별공급 제도의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는 ‘미스매치’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특공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는 정책적 배려 가구에 대한 특별공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별공급으로 배정된 물량에 비해 당첨된 물량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민영주택 특별공급 현황을 살펴보면 미성년자인 자녀가 세 명 이상인 다자녀 가구에 배정된 특별공급 물량은 총 1만 9,926가구로 집계됐다. 하지만 당첨된 가구 수는 단 5,973가구에 그쳐 배정 물량의 30%도 채우지 못했다.
다른 유형의 특별공급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신혼부부 특별공급 배정 물량은 3만7,717가구였지만 당첨 물량은 이보다 적은 3만 1,539가구로 집계됐다.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3년 이상 부양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 유형에 배정된 물량은 5,833가구. 하지만 당첨된 물량은 배정 물량의 절반이 채 안되는 2,128가구였다.
주목할 점은 특별공급에 몰린 신청자 수만 보면 배정 물량을 훌쩍 뛰어 넘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에 신청한 청약자는 총 3만5,385가구로 배정 물량(1만9,926가구)를 훨씬 웃돈다. 신혼부부 유형에 특별공급 청약을 넣은 가구는 32만 3,233가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정 물량인 3만7,717가구를 8.5배 이상 뛰어 넘는다. 노부모 부양자 전형에도 배정 물량인 5,833가구보다 많은 2만2,562가구가 지원했다.
특별공급 신청자는 많은데 정작 당첨자는 배정 물량보다 적은 이유는 특별공급 신청이 특정 단지 및 평형에만 몰렸기 때문이다. 특별공급 제도가 신청자들의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특별공급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는 지난해에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2019년과 2018년(5~12월) 통계를 봐도 다자녀·신혼부부·노부모 부양자 유형 모두에서 당첨 물량이 배정 물량을 훨씬 밑돌았다. 입법조사처 보고서는 “다자녀·신혼부부·노부모 부양자 특별공급에서 당첨 물량이 배정된 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는 특별공급 운용지침과 정책적 배려 가구의 주택 수요 간의 격차가 있다는 의미하므로 (특별공급) 기준들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한편 해당 보고서는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특별공급 물량을 배정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아파트의 절반이 9억원을 훌쩍 넘는 만큼 시장 상황을 반영해 가격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서울의 경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억원을 넘고 있고 신규 분양주택의 경우 이를 상회하는 분양하고 공급된다는 점에서 법적 요건에 맞는 특별공급 물량이 공급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영주택 특별공급 현황 (단위: 가구)
| 2018년 | 2019년 | 2020년 | ||
| 다자녀 | 배정 | 9,718 | 1만7,341 | 1만9,926 |
| 당첨 | 2,599 | 3,854 | 5,973 | |
| 신혼부부 | 배정 | 1만7,123 | 3만1,078 | 3만7,717 |
| 당첨 | 1만3,552 | 2만 860 | 3만1,539 | |
| 노부모 부양자 | 배정 | 2,710 | 4,935 | 5,833 |
| 당첨 | 907 | 1,267 | 2,128 | |
※2018년도는 5월4일~12월31일 집계
자료: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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