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의 동남아시아 주요 거점인 베트남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해상 운송마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3분기 내 정상화를 목표했던 삼성전자의 시계도 늦춰질 전망이다.
16일 재계와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수도 하노이와 경제도시 호치민 등은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강화한 도시봉쇄(락다운) 조치를 잇따라 연장했다. 하노이는 지난 7일 이달 22일까지 기존 봉쇄 조치를 2주 더 이어가기로 했으며 호치민은 지난 15일, 다음달 15일까지 기간을 한 달 연장했다. 필수산업 종사자를 제외한 이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산업단지 노동자들이 공장 내에서 숙식을 해결하도록 하는 강력한 봉쇄에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8,000~9,000명대로 쏟아져 나오는 탓에 나온 조치다.
호치민 인근 하이테크산업단지에 터 잡고 있는 삼성전자는 한 때 공장 노동자의 외출을 금지하는 극단적인 이동제한 조치로 7월에는 공장 가동률이 40% 수준으로 떨어질 만큼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용인력도 7,000명대에서 3,000명대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공장 봉쇄령이 시작된 지 한 달 정도 지난 지금은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고 체류 시설을 정비하며 가동률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최근까지도 갤럭시 노트10+ 등 일부 스마트폰 부품이 베트남에서 한국 등 주요 소비처에 제 때 도착하지 못해 제품 사후서비스(A/S) 대기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호치민과 가까워 수출입 물동량이 몰리는 깟라이 항구 등은 코로나19 여파로 예년 대비 가용인력이 50% 줄어들어 심각한 적체 상태다. 현지 언론은 항구 야적장의 컨테이너 적재, 하역 능력을 끌어올리려 수출에 미치는 여파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지만, 코로나19라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재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는 곧 삼성전자가 3분기 정상화 작업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공장 내부방역 외에 하나 더 추가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SCM 역량을 적극 활용해 제품별, 지역별로 효율적인 공급 조정으로 사업 영향을 최소화 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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