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에 항공업계가 달러 부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환율 향방에 따라 외화 부채 규모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최근 발행한 반기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위험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은 항공사들에는 대형 악재다.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내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기존에도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만큼 환율이 높아질수록 외화 환산 손실로 이어진다.
대한항공(003490)의 경우 지난 6월 말 기준 외화로 표시된 순 외화 부채는 약 56억 달러로 환율 10원이 변동될 때마다 약 560억 원의 외화 평가 손익이 발생한다. 현금 흐름의 경우 연간 평균 달러 부족량이 약 19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환율이 마찬가지로 10원 변동할 때마다 현금 흐름에 190억 원의 변동이 생긴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위험을 헤징하기 위해 파생상품 등을 이용해 환율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도 같은 기간 화폐성 외화 부채는 5조 1,027억 원, 화폐성 외화 자산 규모는 1조 207억 원 규모로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마다 343억 원의 변동이 생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객 수요 감소 등 악조건 속에서도 항공 화물 매출 증대로 겨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환율뿐 아니라 유가와 금리 상승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3,000만 배럴로 유가 1달러(배럴당) 변동 시 약 3,0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한다. 평균 금리가 1% 오르면 이자 비용도 570억 원가량 늘어난다. 대한항공의 고정 금리 차입금은 7조 4,000억 원, 변동 금리 차입금은 5조 7,0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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