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집값이 고공 행진을 하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가 몰린 서울 강남 및 용산·성수 지역의 대형 평형 가격이 천장을 뚫고 오르고 있다. 내 집 마련의 막차를 탄 2030세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지역의 소형에 몰리는 반면 강남 대형으로의 상급지 이동 및 갈아타기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서울의 4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는 18건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급 주택이 모여 있는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 한남’ 전용 206.89㎡(4층)가 지난달 24일 72억 8,000만 원에 거래된 것이 최고가 거래다. 동일 평형이 5월 59억~69억 원 사이에서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13억 원 이상 뛴 가격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한양8차’ 전용 210.1㎡(15층)가 지난달 9일 66억 원에 계약서를 새로 썼다. 1년 전에 비해 18억 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78.94㎡ 21층은 지난달 22일 62억 7,000만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평형은 지난해 8월 55억 원(31층)에 거래된 후 약 11개월 만에 7억 7,000만 원이 뛰었다.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전용 140.33㎡도 55억 원에 거래됐다. 두 달 새 2억 3,000만 원이 올랐고 연초에 비해서는 8억 5,000만 원 상승했다.
이외에도 대치동 ‘동부센트레빌’과 ‘선경’, 도곡동 ‘타워팰리스’, 개포동 ‘우성1차’ 등에서도 대형의 강세가 눈에 띈다. 동부센트레빌의 경우 지난달 31일 전용 145.83㎡(12층)가 40억 원을 뚫고 43억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고 선경 1차 136.68㎡도 처음으로 40억 원을 넘긴 41억 원에 거래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서울 거래 시장의 특징은 노원·구로 등 중저가 지역으로의 수요 유입과 함께 강남·서초·송파 등의 신고가 경신”이라면서 “똘똘한 한 채, 상급지로의 이동이 반영돼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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