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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복비 1,260만→840만원 ‘뚝’…9억 미만은 ‘찔끔’ 인하

<반값 부동산 중개 수수료 10월 시행>

매매 9억 이상 0.9%일괄상한서

구간 세분화, 최고 요율 0.7%로

고가 일수록 수수료 인하폭 커

거래비중 큰 보증금 6억~9억대

보수 절반으로 줄어 중개사 불만

시행전 소비자와 갈등 커질 듯

서울 시내 한 중개업소에 상가와 점포·사무실 등 상업 시설 물건이 가득 게시된 반면 아파트 매매·전세 물건은 단 한 건도 게시돼 있지 않다./오승현 기자




현행 중개 수수료 체계가 마련된 지난 2014년만 하더라도 9억 원을 넘는 아파트는 전국에서도 서울 강남 3구 등 일부에 국한됐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연이은 정책 실패가 집값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고가 주택이 속출하자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다. 이런 가운데 오는 10월부터는 9억 원짜리 주택 매매 시 최고 중개 수수료가 81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44.5% 낮아지고 6억 원짜리 전세 거래 최고 수수료는 480만 원에서 절반 수준인 240만 원으로 준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중개 보수 및 중개 서비스 개선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르면 10월부터 시행될 새 수수료 안의 핵심은 6억 원 이상 매매와 3억 원 이상 임대차의 요율을 인하하는 것이다. 현행처럼 상한 내에서 협의해 요율을 정하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17일 공청회를 끝낸 지 이틀 만에 정부 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아울러 규칙을 개정해 지자체 조례에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반값 복비가 현실화됐지만 논란은 계속 나오고 있다. 중저가 아파트인 6억~9억 원대는 요율이 그대로이거나 소폭 인하에 그쳤다. 매매든 임대차든 고가일수록 수수료 인하 폭이 크다. 중개 업계는 “정부가 집값을 올려 놓고 부담만 지우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치솟는 집값에 고가 수수료 인하 폭 더 커=정부 확정안을 보면 매매 수수료의 경우 6억 원 이상 구간부터 요율 체계가 달라진다.

현행 매매 거래 상한 수수료율은 △5,000만 원 미만 0.6% △5,000만~2억 원 미만 0.5% △2억~6억 원 0.4% △6억~9억 원 0.5% △9억 원 이상 0.9%다. 개편안은 거래 금액 6억 원 미만까지는 동일하게 적용하고 △6억~9억 원 미만 구간에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은 0.4%의 상한 요율을 적용한다. 9억 원 이상 거래도 일괄 상한 0.9%를 적용하던 구조에서 금액대별로 세분화해 △9억~12억 원 0.5% △12억~15억 원 0.6% △15억 원 이상 0.7%를 상한 요율로 했다. 고가 거래일수록 수수료 인하 폭이 커진다. 이를 적용하면 6억 매매 거래에 대한 중개 보수는 300만 원에서 240만 원으로 준다. 반면 10억 매매는 900만 원에서 500만 원, 14억 원은 1,260만 원에서 840만 원으로 감소한다.

임대차 거래는 3억 원부터 인하 효과가 시작된다. 특히 6억~12억 원대의 전월세 거래는 중개 보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새 개편안을 적용하면 임대 보증금이 3억 원인 임대차계약의 중개 보수가 12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줄어든다. 6억 원 임대차계약의 경우 480만 원에서 240만 원, 10억 원 임대차 거래는 800만 원에서 400만 원이 된다.



정부가 부동산 중개 수수료 개편을 마련 중인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 관계자가 휴업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집값 올려놓고 책임은 우리가” 반발=수수료 인하에 대해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한결 덜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1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보니 혜택을 보는 계층이 제법 많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6억~9억 원 매매 복비 요율이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 6억~9억 원대 매매 구간의 지난해 거래 비중은 8.9%지만 거래 금액 비중은 17.9%로 전체 요율 구간 중 가장 크다. 수도권 외곽 및 지방에서는 이 가격대 거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개 수수료 개편을 앞두고 거래 절벽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매물이 없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보려고 거래를 늦추는 수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새 개편안 시행 전까지 중개 수수료를 놓고 소비자와 공인중개사 간 갈등은 더 커질 우려가 있다.

중개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들은 특히 보증금 6억~9억 원대인 임대차 거래의 중개 보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치명적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협회에서는 절차상의 부당함도 제기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17일 공청회 개최 하루 전 회의 자료를 받았다. 전국 회원이 약 11만 4,000명인데 자료를 검토하고, 개편안에 대한 업계 중지를 모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였다”며 “더구나 17일 공청회 개최 이후 이틀 만에 일부 수정을 거쳐 확정한다는 것은 업계 의견 수렴 절차가 요식행위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때 금액대별 요율 상한선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각 지자체가 조례 개정을 하지 않더라도 개편안이 즉시 적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서도 공인중개사협회는 조례를 제정해 운영한다는 법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보고 법률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개편안에는 공인중개사협회 공제금을 개인 기준 연 1억 원에서 2억 원으로, 법인 기준 연 2억 원에서 4억 원으로 각각 높이는 방안도 포함한다. 아울러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을 상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개사협회 역시 상대평가로 자격 문턱을 높이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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