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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늘리고 달러 분할매도…금리 뛴다고 바로 빚 갚으면 낭패"

[혼돈의 금융시장 투자 전략은]

◆은행 PB가 말하는 '자산' 대응

부채 옥죄는 정부, 대출 막힐수도

본인 자금 스케줄 맞춰서 상환을

테이퍼링·코로나에 변동성 확대

환율 1,140원대 땐 '달러' 매수

선진국 시장 자산 비중은 높여야

단기차익 노리고 金 사는건 자제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그널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놓고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되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금융 당국의 대출 조이기가 연일 강화되는 만큼 대출 규모가 축소될 수 있어 여력이 되더라도 상환에는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공격적 투자 전략보다 방어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정문희 하나은행 Gold PB부장은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논의하고 26~28일에 열리는 미국 잭슨홀미팅에서는 미국 테이퍼링에 대한 일정 전망이 나올 것”이라며 “두 일정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석 신한 PWM태평로센터 팀장 역시 “하반기 테이퍼링 이슈와 코로나19의 변이 요인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공격적인 투자보다 방어적 전략을 취해야 한다”며 “시장이 급락·조정받을 때 투자하려면 현금성 자산이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기준금리는 0.5%로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다음(8월)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대비해 대출을 상환하는 데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통상적으로는 금리가 오르면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져 여유 자금이 있는 고객에게는 대출금을 빨리 상환하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최근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은행권에서도 잇따라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시기에 대출 상환이 꼭 ‘답’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 역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하겠다며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장성진 KB국민은행 PB팀장은 “여유 자금이 있으면 기존 대출을 상환해야 하지만 대출금을 갚고 나서 나중에 자금이 필요해 대출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 딜레마가 올 수 있다”며 “본인의 자금 스케줄에 따라서 (대출 상환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조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따라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은 달러를 분할 매도할 때라고 분석했다. 이은경 TCE 강남센터 팀장은 “이전에 환율이 낮았을 때 사둔 비중이 많은 고객에게 환차익 실현을 권하고 있다”며 “환율이 예상했던 것보다 단기간 급격하게 올랐고 연말쯤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어 매수 타이밍에 대해서는 추이를 봐야 한다”고 풀이했다.

달러 매입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정 부장은 “지금은 1,170원대로 너무 많이 올라 사기에는 부담인데 일시적으로 조정받을 때 사놓으면 좋다”며 “1,140원대면 달러를 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장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가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오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분할 매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할 때 1,280원까지 올랐던 것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기준 전날보다 3원 40전 오른 1,179원 60전을 기록했다. 장중 1,180원까지 상승했다가 하락했다.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오 팀장은 “내가 투자하고 있는 자산·주식이 충분하고 인플레이션 헤지 조건으로 하는 거나 상속 재원으로 금 실물을 산다면 괜찮다”면서도 “지금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가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정 부장도 “금은 최근에 많이 떨어져 원래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지금 조정 받아서 사는 것”이라며 “금은 실물 자산이라 적극 권하고 있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신흥국 자산을 줄이고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자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쏟아졌다. 이 팀장은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신흥국 자금은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신흥국 채권을 갖고 있으면 비중을 줄이고 미국 등 선진국 주식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 또한 “유럽 시장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침체돼 있다가 서비스가 살아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유럽 비중이 들어간 펀드 투자도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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