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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ISA·해외로 발길…"올 주식 베팅 150조 넘긴다"

[변동장속 머니무브 2.0]

< 상 > 꺾이지 않는 개인자금 증시 유입

초대형 우량기업 IPO 등 호재

올 벌써 국내외 100조 사들여

저금리 피해 위험자산 대이동

"오르면 팔고 내리면 저가 매수

개미 투자패턴 달라졌다" 평가





올 들어 변동성 증시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국내 투자자들의 ‘머니무브’가 줄기차다.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약 80조 원, 해외 직접투자를 통해서는 약 18조 원 등 100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위험 자산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직접 종목 매수 중심에서 올해는 대어급 기업상장(IPO), 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을 매개로 머니무브가 확대됐다는 점이 달라졌다. 주식 활동 계좌 수가 5,000만 개를 넘어서면서 투자의 저변은 더욱 넓어졌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반도체 업종을 비롯한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더욱 커지고 있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촉발된 ‘저금리 피난처’를 찾는 가계 자금의 구조적 자금 이동이 올해도 지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매수 규모 넘어선 동·서학개미=23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들은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79조 4,952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미 지난 한 해 순매수액(63조 8,002억 원)을 25% 넘어선 것이다. 월별로는 올 1월 25조 8,536억 원의 ‘과열 매수’ 이후 매달 5조~9조 원어치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또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해외 주식의 순매수액은 155억 9,920만 달러였다. 이는 약 18조 원이 넘는 금액(환율 달러당 1,179원 적용)이다. 지난해 해외 주식 순매수액이 197억 달러로 전년(25억 달러) 대비 680% 급증했는데 올해도 이 같은 해외 주식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외에서 주식을 매수한 금액은 약 98조 원으로 지난해 국내 및 해외 주식 순매수액 85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

주식 거래 활동 계좌 숫자도 이달 5일을 기점으로 5,000만 개를 넘어섰다. 20일 기준으로는 5,062만 6,638개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하락하던 지난해 3월에 3000만 개를 기록한 후 불과 1년 반 만에 2,000만 개가 증가했다. 대형 IPO들이 신규 계좌 개설을 촉진했다.

중개형 ISA 100만 개 훌쩍, 연금 자산도 증시로 유입=지난해 ‘코로나19 급락장’으로 인해 촉발된 개인들의 머니무브가 올해도 지속되는 배경에는 초대형 우량 기업들의 IPO, 연금 계좌 내에서의 주식투자 증가, ISA 등 강력한 절세 수단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올 들어 카카오뱅크·크래프톤·SK바이오사이언스 등 역대 최대 규모의 IPO가 이뤄지면서 개인들의 증시 진입 수단이 됐다. 특히 공모가에 주식을 받아 상장 직후 매도하는 IPO 투자는 초보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2023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앞두고 투자중개형 ISA와 연금 등 강력한 절세 계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계좌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2월 도입된 투자중개형 ISA의 경우 주식 직접투자를 허용하면서 가입자들이 증가했는데 최근 정부가 납부 원금 최대 1억 원에 대해 무제한 양도세 비과세 방침을 밝히면서 계좌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투자 중개형 ISA 계좌 숫자는 3월 23만 2,121개에서 5월 58만 8,287개로 증가했으며 올 7월 말에는 123만 개를 기록했다. 중개형 ISA는 납입 한도가 연 2,000만 원인데도 현재 주 가입자들 중에는 2030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어 적립금 규모는 6월 말 기준 1조 2,304억 원 수준이다.



연금 역시 증시 자금 유입의 창구가 되고 있다. 200조 원이 넘는 퇴직연금 중에서 개인들이 직접 운용하는 DC형(확정기여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내에서 펀드·상장지수펀드(ETF) 등 원리금 비보장 상품이 증가하고 있다. 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IRP 내에서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잔액이 13조 3,146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말 9조 1,707억 원에 비해 45% 증가한 금액이다. DC형 내에서 원리금 비보장 상품 잔액은 전년 말 11조 1,300억 원에서 지난 2분기 말 14조 2,843억 원으로 28.3% 증가했다. 다만 DB형의 경우 원리금 비보장 상품 적립금이 같은 기간 6조 9,824억 원에서 6조 9,398억 원으로 비슷했다.

이는 쥐꼬리 수익률에 못견딘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 투자를 통해 노후 자금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증권사들이 IRP 수수료를 제로까지 낮추며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ETF 투자를 위해 퇴직연금 계좌를 은행·보험에서 증권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히 해외 주식에 분산투자할 수 있는 ETF가 국내 증시에 잇따라 상장되면서 연금 계좌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하는 선진국의 증시에 투자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투자 패턴…급락 없으면 장기적으로 머물 가능성=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패턴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히 빚투, 단타 매매도 이어지고 있지만 연초에 허겁지겁 주식 매수를 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오히려 주가가 오르면 비중을 줄이고, 내리면 저가 매수하는 모습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

또 증시가 변동성에 출렁거리더라도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역(逆) 머니무브’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금이나 ISA 계좌를 통해서 증시로 유입된 자금은 장기적으로 머무르는 속성이 있다. ISA 계좌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계좌를 최소 3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또 IRP 계좌나 연금 저축 계좌 역시 최소 55세까지 유지하고 이후에도 연금식으로 분할 인출해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가계의 순저축률 등을 고려했을 때 올해 개인 순매수 금액이 157조~204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증시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열기는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돈이 갈 곳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 자금의 증시 이동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들은 주식이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매매 패턴으로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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