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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백신개발에 작은 힘 됐으면"…정몽구, 사재 100억 내놨다

■'정몽구 백신혁신센터' 설립에 통큰 기부

현대차그룹 - 고려대 기부금 약정

감염병 신약 개발 연구거점 육성

정 명예회장 "국민 행복 되찾기를"

체결식엔 정의선 회장이 대신 참석

"좋은 백신 빨리 만들어 나눠썼으면"


“감염병을 극복해 국민 여러분들이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해 써달라며 고려대에 사재 100억 원을 기부했다. 정 명예회장의 기부는 현대차그룹이 추구해온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 철학과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경영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평소 소신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과 고려중앙학원은 31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기부금 약정 체결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명예회장은 고려대의료원이 추진 중인 ‘백신혁신센터’ 설립 및 운영을 위해 100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약정 체결식에는 정 명예회장을 대신해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했으며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이 자리를 같이했다. 고려대 정진택 총장, 김영훈 의무부총장과 현대차그룹 김걸 사장과 공영운 사장도 함께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성원해주신 국민들께 도움이 되기 위해 국산 백신 개발에 기여할 백신혁신센터에 기부하게 됐다. 감염병을 극복해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기부 취지를 고려대 측에 전했다.

고려대의료원은 정 명예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메디사이언스파크’의 대표 시설인 백신혁신센터의 공식 명칭을 ‘정몽구 백신혁신센터’로 정했으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감염병 예방 및 치료를 위한 국산 백신 개발과 연구 인프라 확충 등에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감염병 연구에 필수적인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시스템과 전임상 연구 플랫폼 등을 구축해 백신혁신센터를 신약 개발의 연구 거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회장은 체결식에서 “정 명예회장은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언제나 고민해오셨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 연구진으로 구성된 고려대의료원이 백신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대한민국 백신 주권을 확보하는 과정에 명예회장의 뜻이 더해져 의미가 깊다”고 했다. 그는 “정 명예회장의 기부가 글로벌 백신 개발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좋은 백신을 개발해 나눔으로써 이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한다”고도 했다.



김재호 이사장은 “정 명예회장의 기부금은 백신혁신센터 설립과 운영에 소중하게 사용되고 감염병 예방과 치료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지휘봉을 잡은 후 지속적으로 공익사업에 사재를 기부해왔다. 지난 2007년 사재 8,500억 원을 출연해 미래 인재 육성, 소외 계층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는 ‘현대차정몽구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지난해까지 13년간 사회공헌 사업에 총 2,219억 원을 집행했으며 직간접 수혜 인원만 해도 83만여 명에 달한다. 재단은 최근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을 통해 5년간 5개 분야 1,100명의 차세대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 향후 수혜 대상과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3월에는 우수 의료 인재 양성과 안전한 병원 시스템 구축에 사용해달라며 서울아산병원에 사재 50억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극복과 희귀병 치료 등에 써달라며 대기업 총수 일가가 거액의 사재를 기부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족은 중앙감염병원 건립과 백신 연구, 소아암 등 환자를 위해 써달라며 1조 원을 기부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의장, 김정주 NXC 대표 등도 재계의 대표 기부왕들이다.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31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정몽구 명예회장 기부금 약정 체결식’에서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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