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언론중재법을 주제로 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TV토론에 불참한 것에 대해 사과했으나 그의 발언을 두고 논란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방송사인 MBC에 "시청자 및 방송사와의 약속을 오롯이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그는 출연 취소 원인이 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 시도에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이 대표는 "헌법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음을 해량 바란다"며 "무리한 입법을 강행한 여당과 청와대를 규탄한다"고 했다. 그는 또 "토론하자고 해놓고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다"며 "민주당은 명백히 토론 진행 중에 강행 처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 노조는 같은 날 "이 대표는 생방송을 단 40여 분 앞두고 토론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제작진에 최종 통보했다"며 "심지어 방송 공백에 대해 '동물의 왕국'이나 틀면 된다고 답했다. 거대 공당의 대표가 수백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00분 토론 출연을 취소하면 MBC는 뭘 방송해야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농담조로 "동물의 왕국. 여의도에 송영길이라는 동물이 살고 있습니다"라고 웃으며 답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도 이 대표의 TV토론 노쇼를 맹공했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TV토론을 막는 당내 보수적인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그렇게 언론중재법이 문제가 있다면 직접 토론에 나와서 여러분의 주장을 당당히 펼치라"고 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사상 초유의 생방송 40분 전 펑크는 충격적인 농락"이라고 했다. 홍기원 의원은 SNS에 "젊은 아재 이준석 대표님, 언론중재법 100분 토론 출연 약속을 깨고도 할 말이 많네요"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동물의 왕국' 발언도 지적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해보니 동물의 왕국은 KBS 프로그램"이라며 "오락가락 답변"이라고 비꼬았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저는 굉장히 모욕적인 언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 대표는 자신의 입이 최대 리스크이고 명분 없는 언행이 문제라는 일각의 지적을 되새기길 바란다"며 "경박한 행동을 그치기를 바란다"고 직격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