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세가 서울을 넘어 경기·인천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수도권 상위 20% 집값이 처음으로 15억 원을 넘어섰다. 수도권 아파트 5채 중 1채는 대출이 아예 불가능한 최고가 아파트가 된 셈이다. 올 2월 14억 원대를 돌파한 후 불과 6개월 만에 1억 원이 올랐다.
2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수도권 5분위(상위 20%) 주택 평균 가격은 15억 893만 원으로 집계됐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현 정부가 출범할 당시에는 8억 원이 채 안 됐지만 불과 4년 3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수도권 고가 주택의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2018년 9월 처음으로 10억 원대에 진입한 수도권 5분위 주택 가격이 11억 원이 되기까지 1년 3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이후 12억 원이 되기까지는 7개월이 걸렸고 3개월 후에는 13억 원이 됐으며 그 후로부터 4개월 만인 올 2월 14억 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오름세는 집값 상승률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인 0.40%로 ‘7주 연속 최고 상승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아파트 상승률도 주간 단위 역대 가장 높은 0.31%로 집계됐다. 최근 금리가 오르고 은행 대출이 제한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는 분위기지만 집값이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주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0.20%의 상승률을 보였다.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단지와 인기 단지 위주로 집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지만 시중은행 대출 중단 및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일부 관망세를 보이며 상승 폭이 조정됐다는 분석이다. 25개 자치구 중에서는 노원구(0.31%)가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강서구(0.29%)도 마곡동 신축과 염창·등촌동 중저가 단지에 수요가 몰리며 상승 폭을 키웠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0.24%에서 0.25%로 소폭 올랐다.
전세 시장도 여전히 상승세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한 주간 0.20% 올라 지난주 상승 폭을 뛰어넘었다.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0.25%, 0.17%로 지난주 상승률을 이어갔다. 전반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비 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과 역세권 등 교통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발생한 영향이다.
◇주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변동 (단위: %)
8월9일 | 16일 | 23일 | 30일 | |
전국 | 0.30 | 0.30 | 0.30 | 0.31 |
수도권 | 0.39 | 0.40 | 0.40 | 0.40 |
서울 | 0.20 | 0.21 | 0.22 | 0.21 |
자료: 한국부동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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