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과 부산 지역의 민주노총 소속 택배노조가 추석 택배 물량을 볼모로 파업을 벌이고 있다. 택배노조는 개별 지부의 파업이라며 손을 놓고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산발적 파업이 전국 단위로 확산될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전체 택배기사 중 노조 가입률이 10% 미만이어서 ‘택배 대란’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북 익산시 민주노총 택배노조 소속 CJ대한통운 기사들이 20여 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택배노조가 배송과 반품 등을 거부하면서 택배 상자 2만여 개가 터미널에 방치된 상황이다. 부산 지역 일부 노조도 지난 7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의 파업 이유는 수수료 인상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의 불법 파업에 가깝다는 게 대리점주연합회의 입장이다. 대리점주연합회 관계자는 “수수료는 대리점과 택배 기사가 작성한 위탁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며 “계약 기간에 정해진 수수료가 갑자기 낮다며 파업을 요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더 큰 우려는 이런 택배 기사와 대리점 간 갈등이 익산 한 곳에서만 일어나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택배 업계는 전국 대리점의 20~25%에서 이 같은 수수료, 배송 구역, 노조 가입 등 다양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파업이 전국 단위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6월 택배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체결됐음에도 택배노조는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며 7월 경기도 성남, 8월 전북 익산, 9월 부산 등 지역을 옮겨가며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로 파업이 진행되는 것 외에도 사실상의 모든 대리점에서 파업과 태업 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는 일부 지역이 이슈화됐지만 여론 추이를 보며 전국 단위의 파업으로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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