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혼인이 출산보다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2일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코로나19 이후 출산 및 혼인의 추이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월간 출생아 수 증감률은 지난해 11월 최대 낙폭을 기록한 후 기존 추세를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출생아 수 증감률은 지난 2016년 -14.16%를 기록한 후 점차 감소율이 축소되는 추세를 보이다 코로나19 발생 후인 지난해 10월과 11월 각각 -14.56%, -15.48%를 기록했다. 이는 2001년 12월(-17.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가 둔화하며 올 6월에는 출생아 수 증가율이 -2.67%를 기록해 코로나19로 인한 월간 출생아 수 급감은 단기에 그쳤다.
반면 월간 혼인 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5월에 증가율이 -21.76%와 -21.27% 등으로 급락한 후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리 두기로 결혼식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혼인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혼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74%를 기록하며 1년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각 달의 이전 1년간 출생아 수, 혼인 수를 전년 같은 달 이전 1년간 기록과 비교하면 출생아 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짧게 하락했다가 우상향하고 있으나 혼인 수는 올 1분기까지 빠르게 감소했고 본격적인 회복세가 보이지 않는다.
빠른 혼인 감소가 출생아 수에 즉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혼인 후 여러 해가 지나서 출산하는 부부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 선임연구원은 추측했다.
그러나 한국은 출생아 수의 97.4%(2020년 기준)가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며 혼외자의 비중이 미미한 점에 비춰 혼인 수 감소는 결국 출생아 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혼인 수는 올 2분기에 감소세가 다소 완화됐으나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하반기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다면 이는 2년째 심각한 위축을 겪게 되는 것이므로 출산 여건 악화가 구조적으로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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