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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고용'…쿠팡에 어려운 숙제 낸 고용부 장관

10개 유통·물류회사 대표 만나

배송인력 장시간 근로 자제 요청

사고 막기 위해 고용 줄일 가능성

안경덕 고용부 장관./연합뉴스




"유통·물류회사는 배송인력이 장시간 배송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쿠팡 등 유통·물류회사 대표들을 만나 배송인력의 장시간 작업 자제를 요청했다. 그동안 배송업무의 높은 업무강도로 인한 사고 문제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들 기업들은 배송량을 늘리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더 고용한 측면도 있다. 유통·물류회사가 고용부 장관에게 어려운 숙제를 받아든 셈이다.

안 장관은 8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이마트, 홈플러스, 쿠팡, 컬리, CJ대한통운 등 10개 유통·물류회사 대표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안 장관은 "유통·물류산업은 빠르게 성장해 다수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도 "사고와 질병 발생도 증가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통·물류산업은 중량물을 취급하고 배송 속도 경쟁이 심하다. 장시간이나 야간 근로도 일상화됐다. 이로 인해 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는 배경이다.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유통·물류업의 사고성 부상 및 사망자는 2019년과 작년 각각 8,665명, 9,091명이다. 올해는 1~6월 5,814명을 기록해 이 추세라면 작년치를 웃돈다. 안 장관은 사고 감축 방안으로 "택배사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작업시간을 준수하고 유통·물류회사는 장시간 작업을 하지 않도록 작업시간을 관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런 산업 특성에 더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소비가 폭증하면서 유통·물류회사는 고용효과도 톡톡히 내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기업 고용 규모는 쿠팡이 4만3,000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4위권을 보면, 1위인 삼성전자(10만,4000명), 2위인 현대자동차(6만8,000명), 4위 LG전자(4만명) 등 모두 기존의 대기업이다.

유통·물류회사입장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사고를 막으려면 그만큼 설비를 중심으로 한 안전 예산을 늘려야 한다. 인력을 더 늘리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근로자별 근로시간이 줄 수 있지만, 그만큼 현장 안전 관리가 어려워지는 측면이 있다. 이윤을 더 늘리고 비용을 더 줄이는 게 목적인 민간기업이 어떤 선택을 할지 미지수다.

안 장관은 사고를 줄이면서 기존처럼 기업의 고용 창출도 당부했다. 이를 위해 고용부가 근로자 건강진단, 청년 채용 프로그램 등 측면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장관은 "쿠팡을 비롯해 유통·물류기업에서 많은 청년을 고용해 취업난 해소에 기여했다"며 "기업이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청년이 정부와 기업에 바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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